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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교수의 세계음식문화기행(40)

맵고, 달고, 쓰고, 신 4가지 맛 아우러진 '태국'

■ 음식 문화의 개요

태국은 외세의 침략을 받은 적이 없지만 음식 문화에는 인도, 포르투갈, 중국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음식문화를 발달시켰다. 

인도의 영향을 받아서 커리와 같은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다. 코코넛 열매, 마늘, 생강잎 등의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 독특한 향기의 요리 등 매운맛이 특징이다. 

또한 포르투갈에서 들어온 칠리(chili)가 태국음식의 주재료로 정착하였다. 태국 사람은 중국의 남부인 광동성이나 복건성 주변에서 대량으로 이주해온 중국인들이 많기 때문에 중국 냄비와 면류, 장류, 젓가락 등 중국의 음식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 많다. 

동남아시아 중 이슬람교도가 많은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중국인과의 동화가 어려운 반면 태국은 불교도가 많고 중국 혼혈이 늘어가면서 식생활도 중국요리를 발달시킨 것과 중국요리 그대로인 것이 많다. 

■ 음식 문화의 특징

태국 음식은 향미가 강한 동남아 음식 가운데서도 유달리 맵고 풍성한 맛으로 인해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해산물과 채소를 넉넉하게 쓰는 조리법은 건강식으로도 큰 인기. 미국과 유럽에서는 기름과 육류를 많이 쓰지 않는 다이어트 특식으로도 인기다.   

이러한 태국 음식은 농수산 천연자원이 풍부한 만큼 신선함이 요리의 주된 기조로 날씨 때문에 저장 음식은 거의 없다. 따라서 시장에 나가 야채 육류 해산물을 사들고 와서 바로 요리한다. 야채는 삶거나 부치지 않고 생생한 상태로 살짝 볶아 먹는다. 꽃부터 애벌레, 메뚜기까지 못 먹는 것이 거의 없다. 

태국의 모든 음식에는 무더운 날씨에 입맛을 돌게 하기 위하여 맵고, 달고, 쓰고, 신 강렬한 네 가지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조미료가 다양하기 때문에 똑같은 돼지고기 바질 볶음을 만들더라도 음식점마다, 집집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 

음식을 준비하는 데 들이는 시간이나 요리를 위해 불 앞에 서있는 시간은 짧다. 그리고 지역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우선 북부 지역 음식은 치망마이를 중심 하는 북부 지방은 토양이 척박해서 찹쌀 경작이 대표적이며, 찹쌀을 대나무 시루에 찐 것으로 점성이 강하여 서로 잘 엉겨 있는 꼬들꼬들한 밥을 좋아한다. 

다음 동북부 지역 음식 북부와 마찬가지로 동북부도 찹쌀이 주식이다. 대부분의 동북부 음식은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라오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바다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물고기 음식은 주로 민물고기를 쓴다. 

방콕을 중심으로 한 중앙부는 멥쌀을 주식으로 한다. 코코넛 밀크와 고추, 허브 등을 많이 사용한 걸쭉한 요리가 많아 중국식 요리를 선호한다. 칠리, 고수, 코코넛유, 라임을 많이 사용한 태국 특유의 음식이 특징이며 특히 톰얌(수프)이 유명하다. 

마지막으로 남부 지역 음식 말레이반도에 위치한 남부는 좁은 반도의 좌우로 인도양과 남중국해를 끼고 있으며 강우량이 많고 울창한 밀림이 발달해 있다. 

■ 태국의 음식 즐기기

음식을 즐기려면 무엇보다 음식을 알아야 하며, 메뉴 읽기는 그 중에서도 기초라 할 수 있다. 중국 음식과 마찬가지로 태국 음식도 조리법과 재료, 그리고 맛으로 음식 이름을 지은 것이 많다. 

예를 들어, ‘팥패탈래’는 해산물(탈래)을 볶은(팥) 매운(패) 요리다. 따라서, 몇 가지 기본적인 표현만 알고 있으면 웬만한 메뉴는 내용을 이해하고 주문할 수 있다. 

다양한 음식을 즐기는 데 가장 알맞은 규모는 4인 안팎. 한사람이 한 가지씩 주문해서 나눠 먹는 방식으로 하면 좋다. 

요리법과 재료를 조금씩 달리하는 것이 미식의 기본이다. 예를 들어 소고기를 볶은 요리를 주문했다면 샐러드는 닭고기 넣은 것으로, 국물 음식은 해산물 넣은 것으로 다양성을 살리는 것이다. 밥과 국수도 요리의 한가지로 치는 것이 한식과는 조금 다른 점. 후식은 별도로 주문한다. 

태국 음식 중 한국에 가장 잘 알려진 음식이 ‘똠얌’이다. 흔히 한국 사람들이 ‘똠얌꿍’으로 알고 있는 이 음식은 신선로처럼 생긴 그릇이나 도기 냄비에 잘게 썬 새우, 생선, 닭 등에 라임, 레몬그라스 등 열대의 향신 채소를 듬뿍 넣어 5˜6시간 동안 걸쭉하게 끓인 음식으로 신맛과 매운맛이 강하다.

쌀국수는 태국에서는 쌀국수로 만든 국수를 많이 먹는다. 가는 쌀국수를 센레크, 굵은 것을 센사이라고 하는데 기름에 볶거나 튀기거나 국물에 말아서 먹는다. 

팟타이(볶은 국수)는 쌀국수에 마른 새우, 달걀, 숙주나물 등을 넣고 양념장으로 볶은 음식이다. 숙주를 볶지 않고 생으로 곁들여 먹기도 하는데 상큼하게 씹히는 맛이 좋다. 

수키는 일본식 샤브샤브나 싱가포르의 스팀 보트와 비슷한 태국식 샤브샤브다. 야채, 해산물, 고기 등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일반 샤브샤브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소스 맛에서 확연히 구분된다. 태국에서는 천연 조미료가 발달한 만큼 소스도 다양하다. 초고추장 맛이 나는 기본 소스에 잘게 썬 팍치와 칠리고추, 굵게 다진 마늘을 기호대로 넣어 먹게 돼 있다.

■ 대표적인 음식

‘닭고기 그린카레’

△재료(2인분):코코넛 밀크(캔) 2컵, 그린커리 페이스트  1 1/2큰술, 닭고기 살(크기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해도 됨, 가슴살 등뼈 없는 닭) 1컵, 가지(보라색 가지도 됨. 좀 큼직하게 약간 주사위 모양으로 할 것) 1/3개, 바질잎(구하기 힘들면 바질 허브가루로 음식 낼 때 살짝 뿌려줄 것) 2~3개, 라임잎(말린 것도 됨) 2개, 피시소스 1큰술, 팜슈거(코코넛슈거라고도 하는데, 딱딱한 큰 검정초처럼 보임. 이것을 냄비에 넣고, 물을 살짝 붓고 끓여서 사용하면 편함) 1/2컵, 매운 고추(태국고추 말린 것이나, 청양고추를 어슷 썰어서 사용) 2개

△만드는 법

1. 먼저 코코넛밀크 캔을 따면 밀크의 기름 부분은 위에 크림처럼 떠있고, 그 밑에 밀크 물이 가라앉아 있음. 이때 위의 크림 부분만 떠서 냄비에 넣고 끓인다.(캔을 흔들면 두 부분이 섞이므로, 쓸 때 가만히 따서 쓴다.)

2. 한참 저으면서 끓이면 크림이 줄어들면서 기름이 생긴다. 기름이 좀 생기면 라임잎을 넣고 끓이면서 젓다가, 닭고기를 넣고 볶는다.

3. 닭고기가 조금 익으면 거기에 팜슈거를 넣고 또 젓국(피시소스)으로 간을 맞춘다.

4. 냄비에 가지를 넣고 또 고추도 넣고 볶다가 물이 너무 작거나 타는 듯하면 남은 코코넛 밀크 물 부분을 넣고 농도를 조절한다.

5. 다 익으면 불을 끄고 그릇에 내면서 위에 바질잎을 얹어서 낸다. 바질잎을 잘 섞어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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