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맞벌이 가구 증가와 소비트렌드 변화로 외식과 가정간편식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편리함 뒤에 따뜻한 '집밥'에 대한 그리움이 여전히 존재하면서 집에서 간단하게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에 대한 관심도 함께 늘었다. 이에 푸드투데이에서는 양향자 요리연구가로부터 레시피를 받아 소개한다.
<편집자주>
야생나물의 왕자라 불리는 '두릅'
싱싱한 야생 두릅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계절이다. 산길을 걷다 보면 주위에 초록색 굵은 싹의 두릅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요즘은 자연산 두릅의 채취 량이 적어 가지를 잘라 다가 하우스 온상에 꽃아 재배하여 한 겨울에도 맛볼 수 있지만, 아무래도 두릅의 본 맛은 산에서 갓 따온 야생 두릅이 제격일 것이다.
참고로 재배 두릅은 밑동이 딱딱한 나무껍질에 싸여 있고 야생 두릅은 붉은 꺼풀이 꽃받침처럼 밑동을 싸고 있어 쉽게 구별된다. 하지만, 재배 두릅의 경우에도 구태여 비료나 농약을 칠 필요가 없다고 하니 두릅은 어느 것을 먹더라도 무공해인 셈이다.
나무 두릅은 강원도, 땅 두릅은 충청북도 지방에서 많이 재배한다.두릅은 독특한 향이 나는 봄나물 중의 하나이며, 두릅나무의 열매와 잎, 뿌리는 약용으로 쓰고, 새싹은 식용으로 쓰인다.
‘봄나물의 제왕’, ‘야생나물의 왕자’ 등 무수한 별명을 가지고 있는 두릅은 봄철에 오갈피 나무과에 속하는 새순을 딴 것으로 목말채, 모두채 라고도 하며, 까마귀 발톱 같은 가시가 있다하여 ‘자노아’, 용의 비늘과 같다 하여 ‘자룡아’ 라고도 불리는 등 다양한 이름이 있습니다. 두릅에는 땅 두릅과 나무두릅이 있는데, 땅 두릅은 4~5월에 돋아나는 새순을 땅을 파서 잘라낸 것이고, 나무 두릅은 나무에 달리는 새순을 말한다.
나무 두릅은 잎자루에 가시가 돋아 있고, 잎의 앞과 뒷면에 회색이나 황색의 가는 털이 나 있으며, 땅 두릅은 잎과 잎자루에 가시가 없어 이것으로 구별하게 된다.
백범 김구 선생이 유난히 두릅을 좋아하셨다는 얘기가 있는데, “두릅은 비록 가시가 비죽거려 못 생겼지만, 그 새살은 얼마나 부드럽고, 향기로운지 모른다.”며, 임정요인들에게도 춘삼월이 오면 마곡사 뒷산의 두릅나무 이야기를 자주 했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쌉사름한 맛이 입맛을 돋우어 주는 두릅의 어린 싹은 독이 없어 특별한 손질 없이 식용으로 먹어도 된다.
해동 죽지에서는 용문산의 두릅이 특히 맛있다고 했으며, 규합총서에서는 두릅을 다른 계절에도 즐기기 위해 겨울에 두릅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적혀 있는데, “시월에 두릅나무 가지를 베어 더운 방에 두고 따뜻한 물을 주며 키워서 봄이 오기 전에 순이 돋게 하여 주안상을 차렸다”고 적었다.
쌉사름한 맛,봄에 잃기 쉬운 입맛을 살려 식욕을 촉진
두릅에는 단백질, 칼슘, 인, 철 같은 무기물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특히, 비타민 A, C가 풍부하다. 특히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조성이 잘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며, 이 밖에도 두릅에는 특수 성분인 올레아노린산, 알파타랄린, 베타타랄린, 이라로시드 등과 사포닌 등 다양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두릅은 혈당 강하 작용이 있어 혈당치가 높은 당뇨병 환자에게 좋고, 특히 뿌리와 줄기부분에 이러한 효능이 많다.
두릅이 혈당 강하, 혈액 순환 작용에 효능이 있는 것은 사포닌 성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사포닌 성분은 인삼의 주성분이다. 알고 보면 인삼이나 오갈피 등의 약재도 모두 두릅나무 과에 속한다고 하니, 두릅의 효능에 대해 번거롭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두릅이 당뇨병에 효험이 있는 것도 바로 이 사포닌의 작용으로 보인다.
두릅의 어린 싹은 단백질과 아미노산, 비타민 등 영양가가 매우 우수한 식물인데, 비타민 C와 B1이 많이 들어있으며, 신경을 안정시키는 칼슘도 많이 들어있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불안, 초조감을 없애 주는 데에도 효과가 좋다.
두릅의 상큼하고 신선한 향기는 머리가 맑아지게 하는 작용을 해주며, 두릅의 쌉사름한 맛으로 봄에 잃기 쉬운 입맛을 살려 식욕을 촉진시켜 준다.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고 활력이 없는 사람에게 특히 좋으며, 정신적으로 긴장이 지속되는 직장인들과 학생들이 먹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잠이 잘 온다고 한다.
한의학적으로 두릅은 사상체질인 모든 사람에게 좋다고 한다.두릅은 기를 보강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신장을 보호하며 풍을 제거하고, 혈액순환을 촉진 시키는 효과가 있다. 신경 쇠약 뿐만 아니라 신장의 양기가 부족해 발생되는 하지무력, 보행장애, 변비에도 좋으며, 두릅의 뿌리를 건조한 약재는 찬 기운이 몸에 들어오는 것을 물리치는 효능이 뛰어나 관절염, 및 중풍으로 인한 편마비와 감기와 기침 등을 치료하는데도 활용되어 왔다. 두릅나무의 껍질은 풍을 제거하고 통증을 진정시키는 작용이 뛰어나 예부터 관절염과 신경통에 자주 쓰여 온 약재로서 두릅나무의 껍질을 총목피라 하여 진통제 역할에 많이 쓰인다. 하지만, 총목피는 독성이 높은 편이므로 반드시 한약 전문가와 상담 후에 복용을 하여야 한다.
두릅을 약용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돗나물, 싸리버섯, 미나리를 동량으로 데쳐 즙을 내서 마시면 간암에 효과적며,말린 두릅, 대잎, 솔잎, 표고버섯, 대추를 동량으로 끓여 차로 마시면 불면증에 좋다. 또한 두릅, 영지버섯, 오미자, 구기자, 차전자, 토사자, 복분자를 동량으로 차로 달여 수시로 마시면 신장강화와 정력증강에 좋은 두릅차가 된다.
두릅나무의 뿌리나 잔가지를 10~15g 정도를 1회 기준으로 달여서 하루 2~3회씩 차처럼 마시면 위의 운동을 도와 소화, 흡수 작용을 왕성하게 해주는 작용을 하여, 위경련이나 위궤양을 낫게 해주고 꾸준히 먹게 되면, 위암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두릅 고르는 방법과 보관법
두릅을 고르는 방법은 향기가 강하고, 줄기는 너무 굵지 않고 연하면서 싹이 짧고 통통하면서 뭉툭한 것이 맛이 좋다.
두릅을 오래 보관하려면 냉동 보관을 해야 하는데 두릅을 살짝 데쳐서 물기를 완전 건조 시킨 후 비닐봉지나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한다. 이 때 한번 먹을 양 만큼만 냉동 시키면 꺼내 먹기가 편리하다. 두릅과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소고기는 단백질의 함량이 높고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 있는 식품이긴 하지만 비타민류나 미네랄 등은 부족한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두릅의 경우에는 각종 비타민이 풍부하고 철분, 섬유소, 칼슘 등이 풍부해 소고기에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보충해 줄 수 있어 소고기는 두릅과 함께 섭취하시는 것이 좋다. 그래서 보통 궁합음식으로 즐겨 먹는 것이 두릅 산적이다.
두릅으로 만드는 일품요리
두릅의 싹은 여러 가지로 요리해 먹을 수 있는데, 살짝 익힌 것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이 비타민의 파괴가 적고 특유의 향과 쌉쌀한 맛을 느끼기에 가장 좋다. 두릅을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경우엔 두릅전이 좋은데, 두릅의 얇은 껍질을 벗겨내 다른 재료와 함께 전을 만들면 아이들의 영양식으로 좋다.
<두릅 산적>
▶ 재료 : 두릅 200g, 떡볶이용 떡 300g, 소고기 100g, 대파 2뿌리, 당근 1/2개.
고기 양념장 : 간장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맛술 1작은술, 후추 조금.
산적 양념장 : 간장 1큰술, 육수 2큰술, 설탕 1/2큰술, 맛술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깨소금과 후추 조금씩
조리법
1. 두릅은 소금물에 살짝 데쳐서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꼭 짠다.
2. 떡은 6cm로 잘라 끓는 물에 데친다.
3. 대파도 6cm 길이로 썰고 당근도 6cm 길이로 썬다.
4. 소고기는 7cm 길이로 썰고, 고기 양념장에 잰다.
5. 분량의 양념을 섞어 산적 양념장을 만든다.
6. 꼬치에 두릅 떡 당근 소고기 대파를 끼워 양념장을 발라 팬에 지진다.
<두릅 전>
▶ 재료 : 두릅, 쪽파, 홍고추, 소금, 식용유, 밀가루, 계란
초간장 : 간장 2큰술, 식초1큰술, 고춧가루1/2 작은술, 깨소금 약간
조리법
1. 두릅은 껍질을 벗겨 소금물에 살짝 데쳐서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꼭 짜둔다.
2. 쪽파는 씻어서 적당한 크기로 썰고, 홍고추는 씨를 빼고 채 썬다.
3. 밀가루에 계란과 물을 넣어 밀가루 옷을 만들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4. 반죽된 밀가루 옷에 두릅, 쪽파, 홍고추를 넣어 골고루 입혀준다.
5.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밀가루로 반죽된 두릅을 나란히 올려놓는다.
6. 팬 위에 올려 진 두릅 위에 반죽된 밀가루 옷을 더 입힌다.
(두릅은 중간 불에서 익히다가 약한 불에서 천천히 익힌다.)
양향자 요리연구가/식공간연출학박사/푸드스타일리스트
사단법인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
사단법인 한국푸드코디네이터협회장
양향자 푸드앤코디아카데미원장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국정교과서(고등)편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