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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농업 진출...문어발식 확장 '농민 피해'

CJ, 아모레퍼시픽, 카카오, 하림, 하이트진로, 한화, 농협 등 8개 그룹 25개사
양돈.양계.축산업.채소재배업.젖소사육업 등 대거 진출...작년 매출액 4364억


막강한 자본력과 유통망, 기술력을 갖춘 국내 대기업들이 양돈, 양계, 축산업, 채소재배업, 젖소사육업 등 무분별하게 농업분야에 진출해 영세한 농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안산시 상록구을)은 26일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2016년 4월 기준으로 국내 기업집단 가운데 농업분야에 진출한 대기업은 CJ, 아모레퍼시픽, 카카오, 하림, 하이트진로, 한화, 현대자동차, 농협 등 총 8개 기업집단의 25개 계열사에 이르고 이들 농업분야 진출 국내 대기업들의 총매출액은 2015년 기준으로 4364억 7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시장감시기능 확충을 위해 설치.운영 중인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공개시스템(OPNI)를 통해 농림축산식품부가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농업분야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많이 진출한 기업집단은 양돈, 양계, 젖소사육업, 조류사육업, 축산업 등에 진출한 '하림'이다. 하림은 양돈업인 농업회사법인 주)선진한마을을 비롯해 15개 회사를 거느리며 3218억 47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또한 양돈, 양돈정액판매업을 영위하는 CJ돈돈팜, 곡물 및 기타 식량작물재배업의 CJ브리딩 등 2개 회사에 진출한 CJ 기업집단이 약 482억 88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도 2007년부터 음료용 및 향신용 작물재배업인 농업회사법인 오설록농장에 진출해 134억 43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또한 388억 76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곡물 및 기타 식량작물재배업을 영위하는 현대서산농장을 비롯해 서림환경기술(젖소사육업), 서림개발(채소작물재배업)이 계열사로 있고 하이트진로도 지난해 12월, 과실재배업인 농업회사법인 팜컬쳐를 설립했으며 한화도 곡물 및 기타 식량작물재배업인 농업회사법인 그린투모로우를 2010년에 설립했다.


이 밖에도 카카오는 채소작물재배업인 농업회사법인 만나씨이에이를 2013년 3월에 설립했으며 농협은 종자 및 묘목생산업을 영위해 2015년에 135억 19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농업회사법인 농우바이오를 지난 1990년에 설립해 2014년 계열에 편입했다.


기업집단(企業集團)이라고 하면 상품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여러 기업이 하나의 특수 회사에 의해 지배, 운영되는 독점적 기업 형태를 말한다. 동일인이 사실상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회사의 집단으로서 지분율기준 또는 지배력기준으로 기업집단의 범위, 즉 계열사 여부를 판단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4월, 자산 5조원 이상인 재벌 등 대기업들을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있다.


한편 기업의 농업참여는 정부의 ‘인허가’ 사항이 아니고 정부 통계에 관한 기본법인 통계법에서도 기업의 농업참여에 관한 통계조차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업종들의 대부분은 영세한 기업이나 영세 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와 규제가 있는데 농업분야 진출만큼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결국 국내의 대기업들은 돈이 되고, 이윤이 남는다 싶으면 농업분야에도 무분별하게 진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생산기반이 취약한 영세 농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LG 그룹 계열사 LG CNC마저 농업분야에 진출을 추진하다가 농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올 3월 기준으로 근무인원이 9천여명에 달하고, 2015년 IFRS(국제회계기준) 연결기준으로 3조 230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IT 서비스 전문기업인 LG CNC가 전라북도 새만금지역에 여의도 면적의 1/4 규모에 해당하는 76ha에 38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시설원예단지인 ‘스마트 바이오파크’를 조성해 토마토, 파프리카 등을 재배·생산 계획을 추진하려는 사실이 알려져 이에 영세 농가들의 피해를 우려해 토마토생산자단체협의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는 물론 전라북도의회가 반대결의문까지 채택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대기업 농업 진출 저지를 위한 농업계공동대책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다.


국내 대기업들은 골목상권까지 침투해 많은 수많은 자영업자와 전통시장 상인 등 영세 상인들에게 피해를 주더니 이제는 농업분야 마저도 눈독을 들이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최근 쌀값 폭락과 농가부채 누증, 쏟아져 들어오는 외국산 저가 농산물 등으로 생산비도 못 미치는 농산물 가격에 시름을 앓고 있는 농민들에게 국내 대기업의 농업 진출은 또다른 위기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국내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농업분야 진출로 영세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대기업들이 돈만 되면 뭐든 하려는 문어발식 확장행태다"라며 "국내 대기업들이 양돈, 양계, 축산업, 채소재배업, 젖소사육업 등 농축산분야에 진출해 막대한 매출액과 이윤을 남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또 "막강한 자본력과 유통망, 고급 기술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무분별하게 국내 농업에 진출할 경우 영세농민의 피해가 우려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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