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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교수 칼럼> 심장·소장에 좋은 에너지 주는 식재료

자연 속의 여섯 가지 에너지(氣) 중에서 화(火) 에너지는 위로 솟구치는 힘으로 생물을 성장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계절 중 여름에 화 에너지가 가장 강하고, 여름철에 나오는 과일에는 화 에너지가 가득한 것이다. 사람의 경우는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청소년기에 화 에너지가 강하다.


우리 몸속에서 화 에너지 즉, 열(熱) 에너지가 가장 많은 장부는 심장과 소장이다.


화기(火氣)를 몸에 주는 냄새와 맛은 불에 타고 난 후의 단내와 쓴맛이 있다. 화 에너지 중에서 열이나 혹은 불에 데서 나는 단내와 술의 쓴맛은 음(陰) 에너지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커피의 쓴맛은 양(陽)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이러한 화 에너지의 맛과 냄새는 심장과 소장에 열에너지를 준다.


화 에너지 중 음 에너지를 내는 식재료는 단연 술이다. 술은 액체로서 쓴맛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물속에 불이 있는 것이다(주역 8괘 중 감괘(坎卦)). 그래서 마실 때는 시원한 쓴맛이 느껴지지만, 마시고 나면 몸에서 열이 나는 것이다.


이러한 이치는 자연에서 겉이 단단하면, 속이 부드럽다는 이치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반대로 불 속에는 물 즉 음(陰)의 영역이 반드시 있다. 촛불을 보면 겉은 주황색으로 타지만, 중앙부위는 검은색에 가까운 영역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모든 불은 이와 같이 타오른다. 태양도 겉은 붉게 타올라서 밝지만 속에 검은 영역이 있다.


이러한 이치에서 술은 몸속의 열을 태워내기 때문에 조금 마시면 열이 나지만 과음 후에는 몸이 차가워진다.


특히 술로 인한 열은 장부 중에서 폐와 대장에 에너지를 주는 금(金) 에너지를 과도하게 눌러서 몸을 나른하게 한다. 때문에 술꾼들은 숙취해소에 폐와 대장에 힘을 주는 매운 맛이 강하게 들어간 짭짜름한 국물을 선호하는 것이다. 매운 맛은 우리 몸의 기력을 내는 에너지를 주고, 약간 짠 국물은 신장과 방광에 힘을 주기 때문이다.


여기서 타는 연기에 쓴맛을 주는 담배를 생각해 보자.


우선 타는 연기는 온 몸에 기백을 주는 폐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어 과도한 기를 안정시켜 주는 순기능도 하지만 약한 기는 더욱 눌러서 몸을 나른하게도 한다. 심하면 폐 질환에 노출될 수도 있다(火克金).


그리고 담배를 피우고 난 후 강하게 느껴지는 쓴맛은 대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데, 이는 흡연 시 배변욕구가 강해지는 느낌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쓴맛 또한 과도하게 흡입하면 과민성 대장염과 같은 증상이 올 수 있다(火克金).


쓴맛을 내며 양의 에너지를 가득 담고 있는 식재료는 커피이다. 커피는 원래 신맛이 나는 과실의 종자를 잘 말린 다음 볶아서 우려낸 것이다. 원래 과육이 신맛이 나므로 속에 있는 종자의 겉은 거칠고 단단했을 것이다(木生火).


이렇게 금 에너지가 있는 종자는 잘 말린 후 볶은 과정에서 열을 받아 금 에너지와 수분이 사라지면서 쓴맛이 강해진 것이라 볼 수 있다(火克金).


때문에 커피 원두는 양의 에너지가 가득하게 되는데, 이를 다시 물로 우려내 마시는 커피는 수분에 의해 양 에너지가 순화된 것이다.


이러한 커피는 소장에 에너지를 주는 반면에, 우리 몸에서 기를 다스리는 대장에는 힘을 빼는 역할을 한다(火克金). 그래서 커피를 적당하게 마시면 몸에 열을 주어 활력을 주지만 과도하게 마시면 오히려 몸에서 기를 흩트려서 긴장감을 더 느끼게 한다. 만사,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육곡 중에서 화 에너지를 가장 많이 축적하고 있는 종류는 수수이다. 수수는 날로 맛을 보아도 쓴맛을 낸다. 수수에 화기의 열이 많다는 것은 다른 곡식으로 만든 떡보다도 수수떡이 쉽게 쉬어버린다는 사실에서도 잘 알 수 있다.


과일 중에서는 살구와 탱자가 쓴맛이 강하다. 예로부터 살구(殺狗)는 개를 잡는다고 알려져 왔다. 실제로는 살구의 씨에 내재된 독이 개를 해친다. 살구 씨는 단단한 껍질에 싸여있는데, 이 부분은 외부의 쓴 과육에 견뎌내기 위해 금기(金氣)가 많이 축적되어 있기 마련이다.


바로 이 금기가 목기가 강한 개를 죽인다는 것이다(金克木). 현대 과학에서도 살구 씨의 독은 이 단단한 껍질에 있다고 밝힘으로써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이치는 개들이 매운맛을 내는 식재료를 아주 싫어하는 것을 볼 때에도 잘 이해된다.


가축 중에서는 염소가 단연 화 에너지가 강하다. 주변에 풍기는 냄새부터 쓴맛이 강하다. 그래서 염소고기는 심장과 소장에 좋은 에너지를 주고 결국은 몸에 열을 준다. 따라서 몸에 열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좋은 보양 식재료가 될 수 있다.


이외에 채소 중에서는 근대, 뿌리 식재료는 도라지의 쓴맛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특히 도라지는 몸에 열을 주므로 차가워진 몸에 오는 심한 기침감기에 좋은 효능을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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