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7 (수)

<김현 교수 칼럼> 식재료의 성질(5)-외습내조 버섯

버섯은 습하고 따뜻한 환경을 좋아한다. 그래서 야생 버섯은 여름철 비온 뒤에 가장 많이 채취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버섯은 태생부터 습한 외형을 가질 수밖에 없다.


외형과 달리 속에는 아주 건조한 성향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생명체의 숙명과 같은 음양 조화의 자연 이치이다. 이래서 버섯은 외습내조(外濕內燥)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보관을 할 때에는 주로 말려서 보관하지만, 간혹 절이기도 한다.  요리할 때에는 수기(水氣)가 많은 국, 찌개, 탕 등에 넣어 버섯이 원래 가지고 있던 외습(外濕)을 살려 줄 때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버섯은 기생하므로 뿌리가 없다. 그러므로 당연히 열매나 혹은 과실은 맺을 수 없고, 포자로 번식을 한다.


습한 환경에서 뿌리나 혹은 잎이 없이 자라는 식재료는 전체를 이용한다. 그러나 습기가 적은 땅에서 자라 뿌리와 잎이 분명하게 갖춘 식물은 부위 별로 이용한다.


좋은 예로 콩에 물을 주어 기른 콩나물은 전체를 이용한다. 그러나 콩을 밭에 심으면 잎과 종자를 이용할 수 있는 이치를 생각해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될 것이다. 


버섯 중에서 가장 비싼 송이버섯은 솔밭에서 자란다. 버섯은 뿌리가 없이 숙주에 기생하므로 숙주의 성질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소나무는 성미(性味)가 상대적으로 뜨겁고 떫은맛이 많은 편이다. 이는 시베리아 같은 추운 지방에서 가장 잘 자라는 식물이 소나무와 같은 종류들인 것으로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또한, 산불이 나면 피해를 가장 많이 입는 식물이 소나무이고 또 화상에 가장 약하다는 것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줄기에 기름(송진)이 흐르고 있다는 점을 보아도 뜨거운 식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뜨거운 성질의 소나무의 뿌리 근처에서 기생하는 송이버섯은 그 성질이 다른 버섯에 비해 상대적으로 뜨겁고 떫은맛이 많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이해된다.


송이버섯은 이렇게 뜨거운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식재료로 이용하면 우리 몸의 더운 기운을 북돋아 줄 수 있다.


특히 송이버섯의 떫은맛은 열과 만나면 단맛으로 변해(火生土) 열을 가해주는 요리에서 그 풍미를 더해준다.


바로 이런 특성 때문에 차가운 곳에서 잘 발생하는 암을 다스리는데 좋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이와 다르게 주로 참나무에서 기생하는 표고버섯은 참나무의 성질을 잘 반영하고 있다.


참나무의 성미는 소나무에 비해 차가운 느낌을 주고 떫은맛은 덜하지만 재질은 더 단단하여 오래 타므로 숯으로 많이 이용된다.


이러한 참나무의 성질을 그대로 닮은 표고버섯의 성미는 송이버섯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뜨겁고 덜 떫은맛을 보여줄 것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버섯의 특징들을 감안하면 곤충이 버섯이 되는 동충하초(冬蟲夏草)의 경우, 숙주인 곤충의 성질에 따라 아주 다양한 성향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외에 버섯에는 부드럽고 약간 질긴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고 상황버섯처럼 단단하면서도 부스러지는 종류도 있고 발굽버섯처럼 단단한 종류도 있다.


이러한 외형상의 변화는 이들이 기생하는 숙주생물과 주변 환경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이렇게 버섯도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놓치고 살았던 자연의 이치를 찾아낼 수 있고, 이를 잘 활용하여 즐거운 식생활을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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