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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교수 칼럼> 죽염

죽염은 대나무 통에 천일염을 넣고 황토로 막아 불에 구어 낸 소금을 말한다. 

대나무는 원래 겉이 단단하여 금(金) 에너지가 강하게 축적된 나무로서 안쪽이 텅 비어있다. 단단한 대나무 통은 음(陰) 에너지가 강하고, 이에 상대적으로 빈속은 양(陽) 에너지가 있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음 속에는 양이 있음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예이다.

이러한 대나무 통에 넣는 소금은 천일염이다. 천일염은 주로 서해안 갯벌의 염전에서 만들어 진다. 그 과정은 바닷물을 염전에 올려서 뜨거운 햇볕에 노출시키면, 수분이 증발됨에 따라 소금 결정이 생기는 것이다.

이는 바닷물의 수(水) 에너지가 햇볕의 열에너지인 화(火) 에너지와 빛에너지인 상화(相火) 에너지를 만나는 과정이다. 수 에너지와 화 에너지 즉, 음(陰) 에너지와 양(陽) 에너지가 융합을 이룬 것이다.  

여기에 물은 증발되어 하늘로 올라가고 태양의 불은 내려오는 수화기제(水火旣濟)의 원리가 작용한 것이다. 이러한 융합 과정에 빛 에너지가 더해져 상화 에너지가 발현된 소금이라는 새로운 결정체 즉, 수 에너지의 진수가 발현된 것이다.
  
여기서 알고 가야하는 자연의 이치는 불에 열에너지와 빛에너지가 있듯이, 바닷물에는 물인 수 에너지와 염 에너지인 소금이 있다는 사실이다. 열과 빛이 각기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자연의 에너지를 돌리듯이, 물과 소금 또한 그러하다.

생각해보면 바닷물은 육지의 민물이 다양한 땅속과 위를 두루 거치면서, 만나는 수많은 땅의 요소들이 보태어져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바닷물에서 민물이 증발되고 남은 것은 소금이므로, 이 소금에는 땅의 수많은 요소들이 융합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때 땅의 요소들이란 만물이 생장수장(生長收藏)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물질들 중에서 물에 녹은 요소들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소금에는 생로병사를 일으키는 다양한 에너지가 함유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간수를 제거했다고 하지만, 천연소금 그 자체에는 우리 몸에 좋은 영향과 해를 주는 에너지가 뒤섞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죽염은 천연소금에 있는 해로운 점을 약화시키기 위해, 불에 구워 좋지 않은 에너지를 태워버리고, 동시에 생명력의 상화 에너지를 강하게 축척시키는 노력으로 만들어 진 것이다. 즉, 소금에서 생명력을 약화시키는 에너지를 최대한 제거하고, 생명체에 이로운 에너지만을 발현시킨 노력의 산물이 죽염인 것이다.

소금을 뜨거운 불에 녹이면 녹아서 흘러내리는데, 이는 쇠가 불에 녹으면 쇳물로 흐르는 이치와 같다(金生水).

흘러내린 소금물이 식어 굳으면 다시 불에 녹이는 과정을 반복하면, 몸에 해로운 에너지는 사라지고 생명력의 상화 에너지는 더욱 강해진다. 이는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쇠를 만들기 위해 불에 여러 번 달구어 담금질하는 이치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죽염을 아홉 번 굽는 것은 음 에너지의 정수인 소금을 생명력의 상화 에너지를 가득 발현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죽염은 우리 몸에 축적된 해로운 에너지를 녹여내고, 생명력을 보충하는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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