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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교수 칼럼> 음식의 맛과 정신건강

우리 문화에서 음식의 맛은 신맛(酸), 쓴맛(苦), 단맛(甘), 매운맛(辛), 짠맛(鹹), 그리고 떫은맛(澁) 등 육미(六味)이다.


이 육미는 각각 간장과 담, 심장과 소장, 비장과 위장, 폐와 대장, 신장과 방광, 그리고 심포와 삼초 등의 장부(臟腑)에 힘을 주는 에너지로 작용한다.


오운육기론(五運六氣論)에 의하면, 심신일체(心身一體)로 장부의 건강상태에 따라 정신상태도 달라진다.


간담에 건강한 에너지가 강하면, 인자하고 온화한 성품(仁)을 보여준다.


평소에 굳어있는 사람도 신맛이 강한 레몬을 먹으면, 온화하고 부드러워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간담의 힘이 약해지면 부르짖기(呼)를 좋아하게 되며, 화(怒)를 잘 내게 된다. 평소에 작은 일로도 화를 잘 내는 사람은 간담에 힘을 주는 신맛의 음식을 많이 섭취할 일이다. 그러면, 인자하고 온화한 본래의 성품을 찾을 수 있다.


심장과 소장에 건강한 에너지가 강하면, 쾌활한 성격으로 예의를 잘 지키는 성품(禮)을 보여준다. 


평소에 움직이지 않는 사람도 쓴맛이 강한 커피를 마시면, 보다 더 적극적으로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심장과 소장의 힘이 약해지면 가벼운 일에도 너무 잘 웃고(笑), 기쁨(喜)이 과도하게 넘치는 행동을 한다. 이렇게 웃음과 기쁨이 과도한 사람은 심장과 소장에 힘을 주는 쓴맛의 음식을 많이 섭취해서 보다 진중해 질 일이다. 이러면 쾌활하고 예의바른 본래의 성품을 찾을 수 있다.


비와 위장에 건강한 에너지가 강하면, 굳은 심지를 가져 신의가 깊은 성품(信)을 보여준다.


평소에 온화하고 부드러운 사람도 단맛이 강한 꿀 차를 한 잔하면 마음이 단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비와 위장의 힘이 약해지면 생각(思)이 과도하게 많아져 늘 고민만 하게 된다. 이렇게 생각이 과도하게 많은 사람은 비와 위장에 힘을 주는 단맛의 음식을 많이 섭취할 일이다. 이러면 안정적인 신의가 깊은 본래의 성품을 찾을 수 있다.


폐와 대장에 건강한 에너지가 강하면, 기민하고 의리가 강한 성품(義)을 보여준다.


평소에 아주 쾌활한 사람이 매운 맛이 강한 음식을 먹으면, 행동이 경직되고, 약간 굳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폐와 대장의 힘이 약해지면 잘 울고(哭) 비관적인 성향(悲)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평소에 우울하고 비관적인 사람은 폐와 대장에 힘을 주는 매운 맛의 음식을 많이 섭취할 일이다. 그러면 의리가 강한 본래의 성품을 찾을 수 있다.


신장과 방광에 건강한 에너지가 강하면, 유연하고 부드러운 성품(軟)을 보여준다.


평소에 생각이 단단하고 움직이지 않는 사람도 짠맛의 음식을 먹으면 사고가 유연해지고 부드러워 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신장과 방광이 약해지면 앓는 소리(呻)를 잘 내고 공포심(恐)을 많이 가지게 된다. 그러므로 엄살이 심하고 잘 놀래는 사람은 신장과 방광에 힘을 주는 짠맛의 음식을 많이 섭취할 일이다. 이러면 유연하고 부드러운 본래의 성품을 찾을 수 있다.


무형의 장부로서 현대의학의 생명력과 면역력이라고 볼 수 있는 심포와 삼초에 건강한 에너지가 강하면 매사에 긍정적적이고 활기찬 힘이 가득하여 강함을 보여준다.


평소에 불안감이 많고 흐느끼기를 잘하거나 혹은 반대로 자제력을 잃고 괴성을 잘 지르는 사람은 떫은맛을 내는 음식을 많이 섭취할 일이다. 이러면 강한 생명력과 면역력을 가진 본래의 성품을 찾을 수 있다.


이제 이러한 음식의 맛, 장부 그리고 정신건강과의 관계를 잘 이해하여 심신이 모두 강건한 삶을 영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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