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28 (화)

<김현 칼럼> 우리는 왜 매콤한 음식을 좋아할까?

사람들이 점차 더 매운 음식을 찾는다. 특히, 젊은 나이일수록 그런 경향이 많다.


우리는 왜 이렇게 매운 음식을 찾아 헤매게 되었을까?


우선, 매운 식재료를 매운 순서대로 보면, 고추가 단연 일등이고, 다음으로는 마늘, 고추냉이, 파, 양파가 있고, 박하도 있으며, 더 내려가면 후추, 초피 등의 순서다.


이들 중에서 고추, 마늘, 후추, 초피 등은 따스한 양(陽)의 성질을 많이 가지고 있는 반면에, 고추냉이, 파, 박하 등은 차가운 느낌의 음(陰)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음양의 성질에 관계없이 요즘 우리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고추다.


우리 조상님들이 분류한 식재료의 여섯 가지 맛 중에서 매운 맛은 몸속의 기운을 밖으로 발산하는 기운이 강하다.


이 발산하는 매콤한 맛은 우리 심신에서 기(氣)를 담당하는 폐와 대장의 기를 주관하는 맛이다. 즉, 매운 식재료는 우리 심신의 기를 북돋아주는 데에 크게 기여하고, 그 기를 발산하게 하는 근원의 힘이 된다.


고추의 매운 맛은 음양 중에서 양의 성질을 가지므로 발산하는 기는 더욱 강한 것이다. 이러하기에, 몸속으로 파고드는 감기에 특효약은 발산하는 매운 맛이 최고다.


우리가 매운 떡볶이, 불닭, 칠리소스 등과 같은 매운 음식을 먹으면, 처음에는 입과 혀가 뜨거워지는 열감이 느껴지지만, 점차 따가워지는 통증도 생기면서, 급기야는 땀까지 흘리게 된다. 이렇게 우리에게 오는 매운 맛의 고통은 결국, 몸을 개운하게 해주고,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그러면, 우리가 왜 이렇게 매콤한 음식을 선호하게 되었을까?


그 이유를 알려면, 우리가 왜 이렇게 매운 통증을 이겨가며, 발산의 상쾌함을 느끼려하는지 연유를 따져 보면 그 답은 쉽게 찾아질 것이다. 조금만 더 나아가, 발산하는 힘 그 자체인 젊은이들이 왜 그토록 매운 맛과 매콤한 기를 좋아하고 찾아가는지를 잠깐 생각해 보면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요즘 젊은이들을 사방에서 누르고 있는 엄청난 압박감들 즉, 해결책이 없는 취업, 정작 취업한 사람도 넘기 어려운 결혼, 어렵게 결혼하더라도 이루기 너무 힘든 집장만 등등의 끝나지 않는 터널에서 잠시라도 빠져나오게 하는 탈출구가 바로 불같은 매운 맛인 것이다. 스프링처럼 누를수록 발산하고픈 심신의 고달픔을 불같은 매운 맛의 발산으로 달래고 있는 것이다.   


기가 없는 젊은이들에게는 내일이 어둡다. 기가 없는 젊은이들이 많은 나라에게 내일은 더욱 어둡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역치를 넘은 매운 맛으로 달랠 수도 없고. 불타는 매운 맛으로도 부족하여, 광화문 광장에서 발산되는 답답한 심정들에게 파릇하고 싱그러운 청춘의 기운은 언제 돌려는지.


입맛을 잃은 봄기운 속에 상념이 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