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3 (화)

<김현 교수 칼럼> AI, 조상의 지혜로 해결하자

AI 즉 조류독감으로 인해 전국에서 사육되던 닭들이 수천만 마리가 넘게 생매장되어 우리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킨 적도 있다.


요즘에는 면역력이 좋아 비교적 강하다는 오골계 양계장이 조류 독감의 발생 근원지가 되었다는 뉴스도 접하고 있다.


조류독감은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으로 닭, 오리, 야생조류 등에서 발생하는 급성전염병이다. 즉 사람 질병으로 치자면, 감기 중에서도 전염성이 매우 강한 독감인 것이다.


이 질병의 해결방안을 찾아보려면, 우선 조류의 특성을 알 필요가 있다.


조류는 깃털이 달린 동물이다. 깃털이 달린 동물은 털이 난 동물에 비해 성질이 뜨겁다. 이러한 성질은 깃털이 달린 새 종류의 경우 추운 지방에서 잘 살지만, 털이 난 대부분의 동물들은 따뜻한 지방에서만 잘 살아가는 것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같은 새 종류라도 차가운 물에서 잘 사는 오리가 육지에서 사는 닭보다 뜨거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기억해 보면 시골의 닭들은 여름 더위에 유독 약하여 그늘을 찾기 바쁘다. 닭 자신도 열이 많은데, 더운 여름날 땡볕은 그야말로 열탕 지옥이 따로 없을 것이다.


이렇게 열이 많은 닭, 꿩을 포함한 새 종류는 기(氣)를 주관하는 폐와 대장이 약하다(火克金 혹은 熱克燥). 반면에 비늘로 덮인 어류와 뱀 같은 동물들은 상대적으로 폐와 대장의 기운이 강한 대신 열이 거의 없다.


그래서 여름날 닭은 외부의 열과 체열에 늘어져 닭 특유의 통통 뛰는 기를 찾을 수 없다. 이러한 닭에 감기로 인한 열이 더해지면 3중의 열로 기진맥진하여 종국에는 죽을 수밖에 없다. 즉, 새 종류에 감기는 폐사 질병일 수밖에 없다.


조류 독감은 그 발생 근원지가 열대지방인 점을 봐도, 닭에 3중의 열이 더해져 폐와 대장 기운이 약할 때 발생한 것임을 잘 알 수 있다.


이와 반대로 모든 새 종류는 추위에 강해 겨울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봐도 잘 이해된다.


이렇게 새 종류에 열이 넘치게 된 원인은 첫째, 도가 넘치게 밀집시켜 사육하는 물리적으로 폐쇄된 환경과 둘째, 열을 더해주는 사료에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매년 반복되는 조류독감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예전처럼 놓아서 기르진 못하더라도 닭들이 열을 발산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물리적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열 때문에 폐와 대장의 기운이 약한 닭들에게 예전에 우리 선조들처럼 평상시에 고추나 혹은 고추씨를 사료의 일부로 주어야 할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 부모님들이 여름날 마당에 노는 닭들에게 고추씨를 뿌려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가을날 닭들이 주로 놀던 곳은 고추를 수확하고 난 밭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땐 조류 독감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질병이었다. 자연의 이치를 잘 활용하면 조류독감을 예방할 수 있고, 이미 감염이 되어 있더라도 많은 닭들을 살 처분하지 않아도 되어 전국의 수많은 양계업자들을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고추나 혹은 고추씨를 먹인 닭은 깃털도 좋고 기운차게 돌아다니기도 하지만, 결정적으로 암탉들은 노른자가 탐스러운 좋은 달걀을 낳는다.


이는 고추의 매운 금기(金氣)가 닭의 신장과 방광에 기운을 강하게 해주어 건강한 달걀을 낳게 해주기 때문이다(金生水). 그러므로 고추씨는 암탉에게는 정말 좋은 고급 사료이고, 그 달걀을 먹는 우리에게는 소중한 식재료를 제공하게 하는 영약인 것이다.


이러한 이치에서 조류 독감에 걸렸던 닭을 요리할 때도 매운 맛을 내는 고추를 듬뿍 넣어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이렇기에 세상은 이미 불닭과 같은 맵고 매운 닭 요리가 인기가 있었던 것이다. 예전에 폐질환이 유행할 때, 닭도리탕이 좋은 치료 영양제이었음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혹여 아직도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 의문이 든다면 여름날 남해안에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적조를 없애는 유일한 방법이 황토를 뿌려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보자.


이는 물에 영양분이 과도하게 넘쳐 물에 열기(熱氣)가 발생하여 썩어가는 것으로, 발생한 열을 황토의 기운(氣運)으로 눌러 주는 것이다(土克水).


요즘 가뭄에 더욱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의 녹조도 이와 다름이 없다. 모두 아래로 흐르는 물의 기본 성질을 막아 놓아 물에 열기가 발생하여 성난 것이 바다에는 적조요, 강에는 녹조인 것이다. 


아무튼 바람과 열이 일어나는 올해(木風不及의 해)의 조류독감은 가을 기운이 들어오는 입추를 지나야 숨을 죽일 것 같다.


세상일들을 잘 보면, 하늘은 이치로, 조상은 지혜로, 우리 모두가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잘 살 수 있도록 해 놓았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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