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김현 교수 칼럼> 미역의 에너지

미역은 우리가 이용하는 대표적인 해초류이다. 특히 산모들이 애를 낳고 난 후 몸조리 혹은 보신용으로 먹는 식재료로 널리 알려져 있다.

미역은 원래 바다의 바위 위에서 자라지만, 요즘은 양식으로 대량생산을 한다. 미역 중에서도 바다 속 바위 위에서 자라는 자연산 미역은 대량생산의 틀에서 자라는 양식 미역에 비해, 아무래도 미역 본연의 성질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미역 특유의 끈적이는 점액질이 더 많이 함유되어 있고 줄기도 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때문에 모든 식재료가 그렇듯이 미역을 이용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자연산 미역이 좀 더 효과적일 것이다. 

미역은 바닷물 속의 바위 위에 부착하여 살기 때문에 뿌리가 거의 없다. 그래서 외부와의 교류를 육상 식물의 줄기와 잎의 역할을 하는 엽상체 전체로 한다. 

이 엽상체는 짠 바닷물에 완전히 잠겨 있어서 외부의 염기를 막는 점액질로 덮여있다. 이 점액질은 아주 걸쭉하여 마르면 곧 굳는 성질로서, 금(金) 에너지와 아주 가까운 성향을 가지고 있다.

점액질로 덮인 표면이 미역의 안쪽은 외부의 강한 수분 즉, 수(水) 에너지와 반대되는 성향인 토(土) 에너지가 많다.

그래서 생미역의 식감은 미끄럽지만, 꼬들꼬들한 느낌을 주고 맛 또한 구수한 단맛이 돈다. 
뿐만 아니라, 미역은 외부의 수 에너지에 반대되는 성질로서 건조한 성향도 가지고 있다. 때문에 햇볕에 말리면 단단하게 잘 마른다.

이는 생물이 생존을 하려면 항상 외부의 조건과 내부의 조건이 반대의 성향을 가져야 하는 자연의 이치에 따른 것이다. 즉, 생물과 자연은 서로 음양의 조화와 같은 이치에 따른 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미역은 차가운 물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따듯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아주 당연한 것이다. 더 나아가 민물 속의 수초처럼 건조한 성질도 가지고 있어서 햇볕에 말리면 아주 잘 마른다.

시중에 판매되는 마른 미역의 맛이 짜다는 것 때문에 성질을 오해할 수 있는데, 이는 바닷물이 묻은 미역을 말려서 소금기도 말라 붙어있어서 그렇다.

미역을 잘 말리면 햇볕의 열에너지와 빛에너지에 의해서 건조되면서, 구수하면서도 단백한 생명력의 상화(相火) 에너지가 발현되어 축적된다. 즉, 미역에 있는 수 에너지가 열에너지에 힘입어, 수화기제(水火旣濟)의 이치에 따라 상화 에너지가 발현된다는 것이다. 

결국, 건조된 미역의 성질은 표면에 말라붙은 소금기의 수 에너지, 점액질의 금 에너지 그리고 내부의 토 에너지가 어우러져 따듯한 에너지를 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성질 때문에 미역을 물에 풀고서 열에너지를 주어 끓여낸 미역국은 다른 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진하고 뜨거우며 간간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미역국을 먹으면 속이 뜨거워지면서도, 수 에너지가 보충된다. 이 수 에너지는 산모가 출산 후 급격하게 약해진 신장과 방광의 수 에너지를 보충하는데 제격이다. 

반면에 시중에서 유통되는 가공 미역은 간간하지도 않고 물에 풀었을 때 구수한 단맛만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우리가 미역을 먹고 얻으려고 하는 효과 즉, 몸에 수 에너지를 보충해 주어 기력을 회복하고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약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다만 염기 즉, 수 에너지가 제거되고 약간의 토 에너지와 금 에너지가 보존된 가공 미역은 피부에 촉촉한 느낌을 주는 화장품에 이용되면 아주 좋은 품질의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관련기사

46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