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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교수 칼럼> 계절음식과 건강

온난화가 계절의 벽을 무너뜨리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사계절은 아직까지는 비교적 뚜렷하다.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 사이에 오르는 열기에 힘입어 생명을 내는 온화한 봄과 점차 열기를 식히며 결실을 이루는 깔끔한 가을이 각각 자리하고 있다.


우리 몸은 이러한 사계절에 맞추어 늘 변화하고 있다. 몸의 밖 계절이 추우면, 몸속은 꼭 그만큼 뜨거워져야한다. 그래야 몸의 안팎이 음양의 균형이 맞아 생명이 온전히 유지될 수 있다. 즉 외기와 내기가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야 건강한 삶이 유지된다.


겨울의 추위가 가득할수록, 우리 몸의 내부는 뜨거워져야한다. 그러므로 한 겨울에는 뜨거워진 몸속의 열기를 내려 줄 살얼음이 둥둥 뜬 물김치와 시원한 냉면을 먹어야 속이 후련해진다. 결국 겨울에 먹는 동치미는 계절의 보양식일 수 있다.


자연의 이치가 이렇기에 겨울에 속이 찬 사람은 몸 안팎이 모두 차가워져서 병을 부르고 있거나 혹은 병든 사람이기 십상이다.


추운 겨울을 지나 열기가 점차 오르는 봄날에 우리 몸속은 열이 점차 오르는 자연의 외기와 반대로 날이 갈수록 식어 간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언 땅을 녹이며 올라오느라 쓴맛의 열기가 강한 나물들은 한번쯤 데쳐서 그 쓴맛과 열기를 약간 빼낸 다음에 무쳐 먹는 것이다. 데친 나물에 연한 느낌과 부드러운 맛을 더해주는 깨소금으로 양념을 하고, 여기에 기력을 더해주는 고춧가루를 약간 더하면 더할 나위없는 봄철 원기 보양식이 만들어 진다.


한편, 무더운 외기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 우리 몸속은 차가워진다. 그래서 여름에 배를 내 놓고 자면 몸은 온통 차가워져 배앓이를 할 수 밖에 없다. 사실 동사는 겨울보다는 여름에 많이 발생한다.


이런 자연의 순리에 따라 우리 조상님들은 가장 뜨거운 여름철에 복날을 택해 속을 데워주는 뜨거운 음식인 삼계탕을 땀을 뻘뻘 흘리며 먹었던 것이다. 여름철에 뜨거운 음식은 보약 중에 보약인 것이다. 이를 어기고 여름에 차가운 음료와 아이스크림과 같은 얼음과자를 많이 먹으면 몸속은 더욱 차가워져 몸을 약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만병의 시작은 몸이 차가워지는 데서 시작하고 그 차가움이 쌓여지면 암과 같은 질환이 발생한다. 장부 중에서 가장 따뜻하다는 심장과 소장에는 암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즉, 생명이 다한다는 것은 결국 몸속의 열(熱)과 화(火)의 에너지가 모두 소진했다는 의미이다. 건강 장수의 최고 비결은 몸속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점차 내리는 가을에 우리 몸속은 점진적으로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가을의 오곡과 과실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 여름에 꽉 찬 쓰거나 혹은 신맛의 열기가 옅어지고 단맛과 떫은맛이 풍부해진다. 떫은맛의 상화(相火)의 기운은 다가오는 추운 겨울에 우리 몸의 생명력과 면역력을 지켜주는 에너지원으로 작용한다.  


돌고 돌아가는 자연의 이치를 공부하고 이해하여 우리 모두 천수를 다해 돌아갈 그 날까지 삶을 건강하게 잘 운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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