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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교수 칼럼> 두부의 에너지

두부의 원재료는 콩이다. 콩은 곡식 중에서 단단한 종자이므로 금(金) 에너지가 많고, 또 열을 가해 볶아서 짜면 기름이 많이 나와 수(水) 에너지도 적지 않게 가지고 있다.

두부를 만들려면 우선 콩을 물과 함께 잘 갈아서 콩물을 만든 다음 콩물에 열을 주어 끓인다. 이렇게 수분이 많은 콩물에 열에너지를 주면 수분의 수 에너지와 열의 화(火) 에너지가 융합을 하면서, 생명력을 주는 상화(相火) 에너지가 발현된다. 

이렇게 창출되는 상화 에너지와 함께 새로운 물질도 생성이 된다. 콩물을 끓이면 비지가 듬성듬성 표면에 뜨는데 이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수화기제(水火旣濟) 혹은 수승화강(水昇火降)의 이치라 한다. 

비지는 콩 껍질과 같은 금 에너지가 많은 물질들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식용으로 하기는 다소 거칠고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에는 별미로 먹는다.

이 비지를 걸러내고 남은 콩물에 간수를 넣고 다시 끓이면 단백질이 뭉쳐진다. 이때 콩물에 간수를 넣는 것은 비지를 추출하기 위해 가열되면서 이미 상화 에너지 화 되어 버린 많은 수 에너지를 보충해 주기도 하며, 또한 수 에너지의 내재된 성질인 뭉치게 하는 에너지를 얻기 위한 것이다. 

즉, 물을 넣지 않고 간수를 넣는 것은 수분과 간수가 음(陰)과 양(陽) 에너지로서 조화를 이루어 단백질들이 빨리 그리고 잘 뭉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간수를 넣고 끓이면 두 번째로 수 에너지와 화 에너지가 융합되면서, 다시 상화 에너지가 발현되어 축적이 된다. 이렇게 상화 에너지가 더 강해지면서, 마지막으로 단백질 덩어리들이 생성된다. 이렇게 두 번째 수화기제 혹은 수승화강의 이치가 이루어 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단백질 덩어리들을 모아 뭉쳐서 물을 짜면 두부가 된다. 그러므로 두부는 우리 몸에 생명력을 주는 상화 에너지가 가득 차 있는 아주 좋은 음식이다. 

완성된 두부는 아주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며 담백한 감칠맛을 가지고 있어, 상화 에너지의 식품으로서의 더없이 완벽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두부를 만드는 이러한 과정은 서양의 발효식품인 치즈와 요구르트를 만드는 법과 유사하다. 

다만, 재료가 두부는 식물성이고, 치즈와 요구르트는 동물성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전자는 두 번에 걸쳐 수화기제의 이치가 이루어진 것이고, 후자는 한번 이루어 진 것이다. 이는 식물의 종자를 먹어서 동물이 내 놓은 것이 젖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두부를 만들거나 치즈를 만들 때처럼, 수분이 충분한 상태에서 열에너지를 강하게 해주면 빠르게 숙성되어, 생명력의 상화 에너지가 가득한 식품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와는 다르게 김치와 황태처럼 적은 수분과 약한 열에너지에서는 오랜 기간을 거쳐 숙성되어야 상화에너지가 가득한 식품이 만들어지는 것도 있다. 이는 우리가 쉽게 알고 있는 발효 과정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려 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 자연에서 일어나는 수분과 열에너지 즉, 음과 양 에너지의 만남은 발효 즉 부패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사람도 음과 양 에너지의 만남으로 태어나 죽음으로 가는 것과 똑같은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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