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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교수 칼럼> 콩의 에너지

우리 민족은 콩과의 인연이 참 많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두만강(豆滿江)의 두자는 콩 두자이다. 풀어보면, 콩이 강에 가득 있다는 뜻이다. 옛날에는 만주가 거대한 콩밭을 이루고 있었고, 이 콩들을 나르는 배들이 두만강에 가득하였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만큼 콩을 잘 이용하는 민족도 세계적으로 찾기 힘들다. 음식의 기본인 장과 된장에 콩이 빠질 수가 없다는 것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콩을 쪼개보면 두 개로 갈라지고, 그 가운데에 새싹이 될 눈이 달려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콩 껍질로 싸인 하나가 태극 문양과 같이 두 개로 나누어져 있다는 것이다.

음(陰) 에너지와 양(陽) 에너지가 조화를 이루는 이 태극 속에는 새로운 눈, 즉 생명이 탄생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마치 하늘과 땅 사이에 인간이 존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좀 더 나아가면 콩을 닮은 우리 머리는 얼굴과 머리카락이 자라는 부분이 태극을 이루고 있다. 아무튼 우리는 콩과 떨어질 수 없는 인연을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콩의 형태를 보면 겉 표면도 아주 매끈하고, 전체적으로 아주 단단하다. 이 단단함은 금(金) 에너지가 강하다는 뜻이고, 열에너지를 주면 기름을 짤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수(水) 에너지도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金生水).

이러한 성질은 우리 몸의 수 에너지를 관장하는 신장과 방광에 힘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콩은 종류가 참으로 많다. 콩, 팥, 녹두, 그리고 결명자 등 옛날에는 수백 가지가 있었다고 한다. 

우선 콩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대두를 보면 콩의 기본적인 성질, 즉 단단한 금 에너지와 수 에너지가 가득하여 음 에너지가 약간 더 강하다. 대두를 이용하여 전통적으로 만드는 음식은 된장이다.

팥은 색깔도 진보라 색으로 화(火) 에너지를 표현하고 있듯이, 콩 종류 중에서 화 에너지가 가장 강하다. 팥에 열에너지를 주면 다른 어떤 콩 종류보다 빨리 익고, 뜨겁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팥으로 만든 음식은 다른 음식에 비해 쉽게 쉰다는 것 또한 경험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다.

녹두의 진한 녹색은 자연에서 따듯한 봄철의 부드러운 생명력이 솟아나는 목(木) 에너지를 상징한다. 녹두를 갈아서 맛을 보면 떫고 단백한맛이 아주 강하다. 즉 상화(相火) 에너지가 아주 많이 축적되어 있다는 것이다.

녹두전이든 녹두죽이든 어떤 요리를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더운 양 에너지가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콩나물에 비해 숙주나물이 열에 아주 약하다는 것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이러한 녹두의 성질은 우리 몸에 생명력과 면역력을 아주 강하게 해준다. 반면에 이러한 녹두의 따뜻한 목 에너지와 상화 에너지는 약 특히 한약과 같은 식물성 치료약의 성질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

식용보다는 약용으로 많이 이용되는 결명자는 팥이나 녹두에 비하여,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우리 몸에 열이 많이 날 때 수 에너지를 주관하는 신장에 힘을 주어 해열에 도움을 준다. 그래서 오관 중에서 열에 가장 약한 눈에 도움을 주게 되므로 시중에서는 눈에 좋다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팥은 화 에너지가 강하고, 녹두는 목에너지와 상화 에너지가 강하며, 결명자는 음 에너지가 강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이치로 많은 콩들의 성질을 잘 이해하여, 식재료로 이용함으로서 건강한 삶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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