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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교수 칼럼> 마늘·파·양파·자색양파의 에너지

우리 식단에서 매운맛을 내는 마늘, 파, 그리고 양파는 학술적으로 Allium이라는 하나의 속(屬)에 포함되는 사촌들이다. 이들의 원산지도 역시 모두 아시아의 중부와 남부로 추정되고 있다.

매운맛이 뿌리에 집중되어 있는 식물들은 대부분 땅속에 열기가 많고 건조한 조건에서 잘 자란다. 건조한 열기가 강할수록 매운맛은 더해진다. 생물은 환경과 반대되는 성질을 가져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세 종류 중에서 제일 단단하고 수분이 적은 마늘보다는 파가 더 따뜻하고 수분이 많은 지역에서 잘 자란다. 파보다는 물기가 더 많은 양파는 더욱 따듯하고 수분이 많은 지역에서 잘 자랄 것이다. 

마늘의 매운맛은 파와 양파의 매운맛과 성질이 다르다. 마늘의 매운맛은 몸에 열을 내게 하는 따뜻한 양(陽)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반면에 파와 양파의 매운맛은 몸의 열을 내리게 하는 차가운 음(陰)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요리하는 방법과 활용법도 다를 수밖에 없다.

마늘을 요리에 넣어 먹으면 우리 몸에서 매운맛으로 힘을 내는 폐와 대장 중에서 특히 양 에너지를 가진 대장에 활력을 준다. 고추장에는 매운 양 에너지가 충만한 고춧가루가 들어가 있다. 이 고추장에 마늘을 넣어 숙성시켜 먹으면, 매운 양 에너지가 배가되어 대장 질환의 치유에도 아주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마늘을 간장으로 장아찌를 만들어 먹는다. 이런 장아찌는 매운맛의 금(金) 에너지가 짠맛의 수(水) 에너지를 더욱 강하게 한다(金生水). 이는 자연의 단단한 바위에서 사람을 살리는 약수가 나오는 이치와 같다. 우리 몸에서 매운 양의 금 에너지는 대장에 힘을 주고, 짠 양의 수 에너지는 방광에 힘을 준다. 그래서 마늘장아찌는 대장과 방광 질환의 치유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치는 대장에서 수분을 잘 흡수해서 방광을 통해 잘 배출해야하는 인체의 생리와 동일하다.

자연에는 밤과 낮이 있듯이, 사람은 남과 여가 있다. 이와 같이 우리 몸의 장부도 상대적인 성질에 따라, 음 에너지와 양 에너지로 나뉜다. 간장과 담에서 간은 음 에너지를 가지고, 담에는 양 에너지가 많다. 심장과 소장, 비장과 위장, 폐와 대장, 신장과 방광 등도 동일하게 분별이 된다. 이에 따라 우리가 먹는 식재료의 육미(六味)도 각각의 음양 에너지를 잘 파악하여 이용하여야한다.  

이러한 이치로 맵지만 음 에너지를 가진 파는 우리 몸의 폐에 아주 좋은 힘을 준다. 따라서 기침 감기에 파를 듬뿍 넣은 계란탕이 좋은 것이다. 한편 파를 볶으면 파 기름이 나온다. 이 파 기름은 기본적으로 폐의 에너지를 살리는 데에도 좋지만, 신장에도 아주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다(金生水). 반면에 고추기름은 대장의 에너지를 살리고, 방광에 힘을 준다. 

매운 음 에너지를 가지는 양파는 수분이 많아, 금 에너지와 수 에너지가 거의 동일하게 존재한다. 양파의 이러한 성질은 우리 몸에 흐르는 수 에너지를 강하게 해주어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 그러므로 세간에 양파가 고지혈증으로 인한 고혈압에 좋다는 소문도 일리가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양파에 많은 음 에너지를 가지는 많은 수분은 건조한 폐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렇게 폐에 좋은 에너지를 주는 파와 양파는 몸 전체의 기백을 살리는 데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한편, 양파를 열에 익히면 바로 자신의 성질을 잃어 버려(火克金) 매운맛이 사라지게 되며 파와 같이 기름도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양파는 익혀 먹는 것보다는 생으로 요리에 이용하면 그 성질을 더욱 확실하게 활용할 수 있다. 

자색 양파의 자색은 백색의 양파에 비해 황색과 가깝다. 황색은 토 에너지를 대표하며, 토 에너지는 맛 중에서 단맛을 대표한다. 따라서 자색 양파는 일반 양파에 비해 단맛이 더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자색 양파에는 매운 맛의 금 에너지, 수분의 수 에너지와 단맛의 토 에너지가 융합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자색 양파는 일반 양파에 비해, 식욕을 더 좋게 하는 성질도 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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