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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교수 칼럼> 김장김치의 에너지

김장김치는 배추와 무 등의 채소를 젓갈을 비롯한 다양한 재료가 잘 섞인 김장속에 섞어 발효과정을 거치게 하여 먹는 우리 전통의 음식이다. 

김장을 하려면 먼저 채소를 깨끗하게 씻어서 준비된 김장속을 넣고 버무려 김장독에 넣어 땅속에 묻어둔다. 

이때 김장속에는 첫째, 발효가 잘되게 동물성의 젓갈류가 충분히 들어간다. 두 번째로는 고춧가루가 들어가고 젓갈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세 번째로는 마늘, 생강을 비롯한 다양한 채소류가 들어가게 된다. 이들의 종류와 비율은 지방과 집안 전통에 따라 달라진다.

버무려져 김장독에 보관된 김장김치는 땅 속의 온화한 열에 의해 스스로 익어간다. 현대 과학에서 익는다는 것은 발효의 과정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재료들의 배합을 통해 이루어지는 변화(變化)는 단순히 구성성분의 변화를 전제로 하는 발효 과정만으로 이해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부분이 있다.

사실 겨울철에 땅속의 열에너지로 숙성되어 가는 김장김치에는 에너지의 변화과정이 함께 한다. 

간간하게 절여진 채소와 젓갈의 수(水) 에너지가 뜨뜻한 땅 속 열에너지를 받아 음양(陰陽) 에너지의 조화에 의해 상화(相火) 에너지가 발현되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김장김치는 상대적으로 양(陽) 에너지를 가지는 동물성 젓갈과 음(陰) 에너지를 가지는 채소가 만나, 음과 양 에너지의 조화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변화 속에서 김장김치는 약간 거친 생김치에서 원숙하고 담백하며 감칠맛이 넘치는 묵은 김치로 거듭나는 것이다. 묵은 김치의 이러한 원숙하고 감칠맛 나는 담백한 느낌은 육미(六味) 중에서 상화의 맛과 느낌이다. 

이렇게 탄생되는 담백하고 감칠맛이 나며 부드러운 식감의 묵은 김치에는 우리 몸에 생명력을 주는 상화 에너지가 가득한 것이다. 때문에 묵은 김치를 이용한 모든 요리에는 속을 풀어주는 시원한 느낌을 주는 담백한 감칠맛이 가득한 것이다. 
 
이러한 이치에서 상화 에너지가 가득한 묵은 김장김치는 스트레스를 받아 힘든 몸이나 질병으로 허약해진 몸에 보약 같은 효과를 낸다. 

김장의 주재료인 배추나 무는 약간 매운 맛을 가지며 여기에 더해지는 고춧가루는 더 매운 맛을 가지고 있다. 이 매운 맛은 모든 생물을 거두어들이는 가을의 에너지처럼 새로운 생물, 즉 균의 번성을 막아준다. 김치가 빠른 발효로 인해 썩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여, 겨우내 오랫동안 먹을 수 있게 해 준다.
 
그러나 잘 숙성되어 상화 에너지가 가득한 묵은 김장김치에서는 이 매운 맛이 우리 몸의 생명력을 더 높여주는 촉매 역할을 하여 기력을 되찾고, 나아가 치유에도 큰 도움을 준다. 

일반적으로 김장김치하면 무김치보다는 배추김치이다. 그 이유는 이들에 함유된 수분과 관계가 있다.

배추에는 무처럼 수분 즉, 수 에너지가 많지 않다. 오래 보관해야하는 김장김치에 수분 즉, 음 에너지가 너무 많으면 음과 양 에너지의 조화가 쉽게 그리고 많이 이루어지지 않아 숙성에 문제가 생긴다. 

밥을 지을 때 물이 너무 많으면 질은 밥이 되어 제대로의 밥맛을 낼 수 없는 이치와 같다. 그러기에 무는 무속에 내재된 수분과 짠 염기가 조화를 이루도록, 즉 음과 양의 수 에너지가 조화를 이루도록 장아찌로 담가 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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