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6 (화)

<김현 교수 칼럼> 식재료의 성질(1) - 습지의 식물

습지는 물기 즉 수기(水氣)가 많다. 생물은 자신의 주변에 펼쳐진 상황에 반대되는 성질을 가져야 살 수 있다. 주변이 습하면, 자신의 성향은 건조한 성질을 가져야한다. 이것이 자연의 음양이치이다.


습지에서 자라는 식재료 중 제일 중요한 종류는 벼이다. 벼는 물에서 키우다가 물을 빼고 수확을 한다. 음(陰)의 수기인 물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물에서 성장하므로 자신은 우선 양의 성향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벼의 껍질인 쌀겨는 물에 녹아내리지 않도록 딱딱할 정도로 견고하고 건조하다. 우리가 쌀로 먹는 그 안쪽의 부위는 상대적으로 부드럽지만 건조한 양의 성향을 가진다.


이렇기 때문에 우리가 쌀밥을 할 때, 잘 부드러워지라고 적당히 물을 넣어 주는 것이다. 쌀이 가지는 특성 때문에 질은 밥보다는 고두밥이 되기 쉽다. 적당하게 맛있는 밥이 되려면, 알맞은 양의 물을 넣어주어야 한다.


쌀이 가지는 양의 성향은 열을 받아 밥이 되면서 부드러워지며, 양의 기운 중에서도 상화(相火)의 기운이 증강되어, 우리 몸에 생명력을 강화시키는 에너지가 충만하게 해준다. 

 
이러한 이치는 김치, 요구르트 등이 열이 발생하는 발효를 거치며 우리 몸에 생명력을 강화시켜주는 요소들(에너지)을 얻는 과정과 비슷하다.


쌀밥을 짓는 것은 발효에 비해 짧은 시간에 높은 온도의 열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누룽지와 숭늉이 위장 질환에 좋은 이유는 원래 뜨거운 장부로 들어오는 음식을 소화시키는 위장에 꼭 필요한 열과 생명력의 상화의 에너지를 주기 때문이다.


벼와 같이 습지에서 잘 자라는 미나리는 물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래의 성질은 양의 성향으로 매우 건조함으로 주변과 조화를 이루어 살아간다.


미나리의 이러한 성향은 채취하여 물을 주지 않고 놓아두면 다른 식물들에 비해 훨씬 빨리 말라버리며, 다시 물을 준다고 해도 되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미나리를 식재료로 이용하려면 마르기 전에 생채로 이용하되 약간 데쳐서 먹는 것이 가장 맛있고 몸에 이롭게 먹는 것이다.


또한, 미나리는 깨끗한 물보다는 적당히 흐려진 물속에서 잘 자란다. 생육지의 조건은 미나리의 성향이 물을 정화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흙탕물에서 자라는 미나리의 잎이나 줄기는 아주 깨끗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미나리의 성질이 우리 몸에 들어와서는 몸의 노폐물을 정화시켜주는 효과를 내는 것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미나리가 숙취해소는 물론, 간질환에 좋다고 이용하는 것이다.


미나리와 비슷한 식물로서 연꽃이 있다. 연은 미나리보다 훨씬 더 진한 흙탕물에서도 잘 자란다. 연 중에서 우리가 애용하는 연뿌리는 진흙 속에 박혀 자란다.


차가운 물속보다는 물밑의 진흙에서는 많은 영양분의 분해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양의 에너지가 상당하다. 이러한 주변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연뿌리는 음의 에너지를 상당하게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생 연뿌리를 채취해 먹어보면 무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히 냉한 느낌을 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편, 속이 아주 깨끗한 연뿌리를 보면 아주 질퍽거리는 진흙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성분을 흡수하는 데에 있어서 특별한 정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정화 능력은 연뿌리가 식재료로서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똑같은 효능으로 발휘되어 혈액을 깨끗하게 해주고, 노폐물을 배출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이처럼 습지에서 얻는 식재료에 대해 조금만 더 깊은 관심을 가져 자연의 이치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건강한 삶을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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