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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교수 칼럼> 식재료의 성질(2) - 습지의 동물

습지에서 서식하는 동물성 식재료의 대표는 오리일 것이다. 물론 요즘 우리가 먹는 오리는 대부분 농장에서 사육해서 나온 것들이라 자연산에 비해 성질이 약간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생물의 원 성질은 변화하기 어려우므로 자연산을 대상으로 식재료로서의 성질을 파악해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오리는 물에서 주로 생활한다. 때문에 물기 즉 수기(水氣)를 막을 수 있게 기름기가 많다. 기름은 깃털에도 분비되어 물 위에서 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이에 비해 땅에서 사는 닭은 오리에 비해 기름기가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오리가 닭보다 더 열기(熱氣)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기름에 있다.


기름과 물을 끓여보면 기름이 훨씬 더 뜨겁다는 사실에서도 이들의 관계를 알 수 있다.


이런 이치에서 오리는 몸이 찬 사람에게 좋은 보양 식재료가 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아울러 닭은 열기를 더해주는 인삼을 더 넣어서 먹어야 보신이 됨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또한 오리는 민물 습지에 살기 때문에 바닷가에서 서식하는 갈매기와 같은 새 종류에 비해 음(陰)의 수기인 염기(鹽氣)가 많아야 주변의 민물과 조화를 이루어 살 수가 있다.


음의 수기는 우리 몸의 신장에 큰 에너지를 줄 수 있어 이를 활용한 보신 레시피들이 많다.


민물 습지의 동물성 식재료에는 붕어, 잉어, 가물치, 미꾸라지, 우렁이, 그리고 다슬기와 같은 종류들이 있다. 이러한 민물 습지 생물들 또한 모두 양(陽)의 수기로 이루어진 민물과 조화를 잘 이루려면 음의 수기인 염기를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음의 수기는 신장 에너지를 강하게 해주는 자연의 힘이다. 그래서 애를 낳을 때 가장 많이 손실되는 음의 수기(신장의 에너지)를 보충해 주기 위해 가물치나 잉어로 산모의 보신을 시켜준다.


산모가 먹는 미역국을 보면 바닷물 속에서 자라는 미역이 상대적으로 많이 함유하고 있는 양의 수기(방광의 에너지)를 보충하게 해 준다. 이렇게 되면, 산모에게 가장 부족한 수기의 음양 에너지(신장과 방광의 에너지)를 조화롭게 보충해 주는 것이다.


잉어와 가물치는 같은 민물 습지에서 살더라도 진흙 속에서 사는 미꾸라지에 비해 더 차가운 물속에서 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열기가 많아 보신하는데 더욱 적합한 식재료가 된다.


미꾸라지는 상대적으로 열기는 덜 하지만 주변의 탁한 에너지를 정화하는 능력이 더 강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가을날에 우리가 추어탕을 먹는 것은 날로 차가운 기운과 본격적인 겨울을 대비하여 보신도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봄철부터 몸속에 축적해온 노폐물을 정화하기 위한 뜻도 있었음을 알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물속 바닥과 바위에 붙어사는 우렁이와 다슬기의 경우는 늘 깨끗하게 흐르는 물, 즉 양의 수기가 충만한 계곡에 주로 살기 때문에 자신은 음의 수기가 가득해야 살 수 있다.


이들의 음의 수기는 우리 몸의 신장에 에너지를 주는 것이다. 우리가 이것들을 먹으면 신장의 에너지가 강해지게 되고, 이어 봄비에 새싹이 돋아나듯이(水生木), 간장이 자연스럽게 건강해지므로 간장을 보호하는데 이용되는 것이다.


아울러서 이들은 딱딱한 껍질 속에 있으므로 속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워야 살 수 있다. 부드러운 살의 특성은 우리 몸의 장부 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신장과 간장에 큰 에너지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식재료의 원래 성질을 파악해 보면 자연의 이치가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식재료의 성질은 우리 건강을 지키는 에너지이다. 잘 이해하여 건강한 나날을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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