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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교수 칼럼> 음식의 수화기제와 생물의 수승화강

자연에서 물 즉, 수(水) 에너지는 흘러 내려가는 성향을 가진다. 이에 반해 불 즉, 화(火) 에너지는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진다. 

그러나 물이 불을 만나면 수증기가 되어 위로 올라간다. 물은 음(陰) 에너지이고 불은 양(陽) 에너지이다. 이렇게 음과 양의 에너지가 만나면 새로운 성향이나 성질을 가지는 물질이나 에너지가 탄생한다. 여성과 남성이 만나면 자식이 탄생하는 이치와 같다. 이것이 주역의 63번째 괘인 수화기제(水火旣濟)의 원리이다. 

생식을 제외한 모든 음식은 식재료에 열을 주어 요리를 하여야 한다. 식재료에 내재된 수분이나 혹은 외부에서 물을 준 다음 열을 가해 식재료가 새로운 성질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요리이고, 그 결과 탄생하는 것이 음식이다. 

우리의 주식인 밥을 보면 식재료인 솥에 쌀을 물과 함께 넣은 다음 외부에서 열을 가하면 솥 안의 물이 수증기로 기화되면서 쌀이 익는다. 이 과정을 통해 쌀은 원래의 성질과는 다른 아주 부드럽고 따뜻한 식감과 단백한맛이 아주 강해진다. 

밥의 이러한 느낌과 맛이 우리 몸에 생명력을 주는 상화(相火) 에너지이다. 물론 쌀보다는 밥이 고소한 단맛도 더 강해진다(火生土). 이는 가을철 따가운 햇볕에 과일이 익어서 단맛이 강해지는 이치와 같다. 

한편, 누룽지에 물을 부어 다시 끓이면 밥보다도 더 강한 고소함과 단백한맛 즉, 상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이렇기 때문에 누룽지는 허약해진 신체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역할도 한다. 
 
수화기제의 원리는 생물체 내에서 그대로 적용된다. 생물체 내에서 물은 위로 올라가는 성향을 가진다. 불은 이와 반대로 내려오는 성질을 가진다. 여기에는 생명력이라는 상화 에너지가 작용한다. 이것이 수승화강(水昇火降)의 원리이다.

식물은 뿌리로 물을 끌어올려 위로 올리고 햇볕의 에너지를 잎으로 받아 밑으로 내린다. 식물은 물을 뿌리에서 줄기와 잎 끝까지 올린다. 물을 올리는 수(水) 에너지가 강하는 뜻이다. 즉, 음의 에너지가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음 에너지는 정적이므로 움직일 수가 없는 것이다. 

반면에 햇볕이 주는 열에너지 즉 화(火) 에너지를 제외하면, 자신이 내는 열에너지는 거의 없다. 양 에너지가 아주 미약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양 에너지가 아주 적은 식물을 먹이로 하는 초식 동물은 식물을 아주 많이 먹어야 자신에게 필요로 하는 양 에너지를 충족할 수 있다. 따라서 먹이를 많이 먹어야 한다. 즉, 식물이 축적한 태양의 양 에너지를 취하여 움직인다는 것이다.

육식 동물은 이러한 초식동물을 많이 먹이로 함으로서 더 강한 양 에너지를 가지게 되어 더 많은 활동성을 가진다. 

마지막으로 식물과 동물을 모두 취하는 사람은 올리는 수 에너지를 주관하는 신장과 방광 그리고 내리는 화 에너지를 주관하는 심장과 소장이 거의 완벽하게 조화를 유지하고 있다. 즉, 음 에너지와 양 에너지가 조화를 이루어 생명력의 상화 에너지가 극상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직립보행을 하는 등 활동성도 완벽하며 그 활동성이 유지되게 하는 지혜 또한 갖추고 있다. 때문에 사람이 만물의 영장인 것이다. 

결국 수화기제의 이치가 우리 몸의 수승화강의 원리라는 것이고, 그러므로 요리를 하는 것은 곧 생명력을 창조하는 것이며, 음식이 곧 우리 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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