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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교수 칼럼> 젖의 비밀

젖은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애용하는 세계 만민의 영양식품이다.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젖을 보면 소가 우리에게 주는 우유, 말이 주는 마유, 양의 젖, 염소의 젖 그리고 사람의 젖이 있다.


젖은 동물이 자신의 새끼를 키우기 위해 준비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고, 면역력과 같은 생명력에 힘을 주는 떫은맛이 강해 상화(相火)의 기(氣)가 농축된 완전식품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좋은 젖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이용하고 있을까?


아마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별다른 생각 없이 좋은 식품이거니 하고, 식용하고 있을 것이다.


소는 몸속의 장부 중에서 음식물을 소화하는 위를 네 개나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유에는 비위장의 기운 즉, 토(土)의 기운이 강하게 들어 있을 것이다. 채유를 방금한 신선한 우유의 맛은 고소하며 뒤끝에 단맛을 느낄 수 있다. 이래서 소고기 요리에 설탕을 조금만 넣어도 같은 양을 넣은 다른 고기요리들에 비해 강한 단맛을 느낄 수 있다.


소가 우리에게 주는 우유는 자신이 고소한 단맛의 토(土) 기운이 강해 약간 거친 느낌의 비린내인 금(金) 기운도 일부 가지고 있다(土生金).


이러한 약한 비린내(金氣)는 채유하고 시간이 좀 지날수록 난다. 이는 우유가 다른 가축들의 젖에 비해 토기와 금기가 강하다는 의미이다.


결국 우유는 떫은맛의 상화의 기운과 고소하고 거친 토금기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유를 많이 마시면 비위장에 좋은 토기와 폐대장에 좋은 금기가 충만해져서 소화도 잘되고 기백이 넘치게 된다.


유의해야할 점은 채유해서 오래된 우유는 신선하게 보관했더라도 금기가 많아져(土生金), 폐대장에는 힘을 주지만 소화력이 부족하여 소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金克木).


하지만 자연 방목으로 성장된 소에서 받은 가공이 되지 않은 생우유는 비위장과 폐대장이 약한 사람들에게 보약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성질들로 볼 때 우유는 매운 음식을 많이 먹어 상대적으로 금기가 강한 우리나라 사람들 보다는 금기가 약한 서양 백인들에게 좋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이치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서양인들에 비해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이유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잊지말아야할 것은 축사에서 성장위주의 사료로 사육되고 있는 요즘 젖소에서 얻어지는 우유는 자연 상태에서 방목한 젖소에서 얻어진 우유에 비하여 원래의 성질을 잃어버린 상태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말은 다른 가축들에 비하여 신체 부위 중에서 가슴이 잘 발달한 체형으로 다른 장부들 보다 폐가 발달되어 금기가 많은 동물이다.


따라서 마유는 다른 가축들의 젖에 비하여 상화의 기와 금기를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러한 마유도 채유 후 시간이 갈수록 약한 고린내가 나며 간간한 맛이 아주 약하게 느껴지는 수기(水氣)가 상대적으로 강해진다(金生水).


이렇게 금기와 수기가 많은 마유는 다른 가축들의 젖보다 폐대장은 물론이고 특히 몸 속에서 수기를 주관하는 신장과 방광에 큰 힘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수기의 조미료인 소금을 구하기 어려운 몽골 지방 사람들에게 마유는 신장과 방광을 보호하는 좋은 보약이 될 수 있다.


몽골 지방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마유주는 우리나라의 막걸리와 비슷한 전통주로서 신맛과 떫은맛이 강하다고 한다.


이렇게 신맛이 강한 이치를 자세히 살펴보면 채유 후 보관되어 수기가 강해진 마유를 발효시키면 수생목(水生木) 상생의 원리에 따라 신맛의 목기(木氣)가 강해진 결과이다. 또한 발효과정을 통해 강해지는 떫은맛의 상화의 기도 더 많이 생성된다. 그러므로 마유주는 장부 중에서 간장과 담에 큰 활력을 줄 수 있다.


양은 다른 가축에 비하여 주변 환경에 잘 순응하여 적응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상화(相火)의 기가 상대적으로 많이 축적돼 있다.


젖에는 원래 어린 생명체를 강하게 해주는 상화의 기가 많은데 여기에 더 많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기에 양젖은 장부 중에서 심포와 삼초를 좋게 해주어 우리 몸의 면역력과 같은 생명력을 강화시키는 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런 이치에서 회복기의 환자, 피로에 지친 몸의 회복을 바라는 사람, 그리고 활력이 필요한 성인들에 아주 좋은 보신제라고 볼 수 있다.


야생 염소는 험한 암벽이 많은 산악지역에서 살아 물이 부족한 환경과 추위를 이겨내고 살아간다. 때문에 다른 가축에 비하여 열기(熱氣)가 강해진 동물이다.


염소의 독특한 냄새도 화기의 쓴맛에서 비롯한 것이다. 이러한 염소에서 생산된 젖은 화생토(火生土) 상생의 원리에 의해서 일차적으로 화기의 쓴맛의 화기도 강하지만, 상대적으로 단맛의 토기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징에 의해서 염소젖은 장부들 중에서 심소장과 비위장의 기운을 좋게 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아무튼 젖 중에서 면역력과 생명력을 좋게 하는 가장 떫은맛의 젖은 양젖이고, 가장 더운 젖은 염소젖, 가장 고소하고 감미로운 젖은 우유 그리고 가장 거칠고 간간한 젖은 마유로 볼 수 있다.
 

젖들이 가지는 이러한 성질을 활용하면, 건강에 크게 도움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사람의 젖은 어떤 성미(性味)를 가질까?


동물과 달리 사람은 가장 활발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먹고 살아간다. 그러므로 답은 엄마의 식재료와 체질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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