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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정신(精神)이 있다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일반적으로 정(精)과 신(神)으로 나누어 보면, 한의학에서 말하는 정기신(精氣神)의 정과 신이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정력과 신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신은 ‘귀신’ ‘신들렸다’ ‘신기(神氣)가 있다’ 등과 같이 말하기도 한다. 보통 신이라고 할 때는 마음이나 영혼, 생각, 판단하는 능력 등을 말한다. 

한의학에서의 신은 무엇인가? 

신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표현을 하고 있다. 신은 양정상박(兩精相拍)하여 신이 된다고 하였다. 즉 오장육부의 정과 선천적인 정이 합쳐지거나, 부(父)의 정과 모(母)의 정이 합쳐져서 신이 된다고 하였다.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가기 위하여서는 신이 있어야 하는데, 신은 바로 정을 만나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한의학의 고전인 <소문 素問> ‘선명오기론(宣明五氣論)’에서는 오장(五臟)에는 일곱 가지 신을 간직한다고 하였다. 오장과 신을 좀더 세부적으로 분류하여 표현하였다. 

심(心)장(藏)에서는 신을 간직하고, 폐(肺)는 백(魄)을 간직하고 간(肝)은 혼(魂)을 간직하고, 비(脾)는 의(意)와 지(智)를 간직하고, 신(腎)은 지(志)의 정(精)를 간직한다고 하였다. 

‘본신편(本神篇)’에서는 혼은 신을 따라서 왕래하고, 백은 정과 함께 출입하며, 의는 심이 생각(思)하는 곳이며, 지(志)는 의(意)가 존재하는 곳이다. 이와 같이 한의학에서는 신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였다. 

일상생활에서도 신을 조합하여 많이 쓴다. 정신(精神)을 바르게 하여야 한다. 혼(魂)이 있어야 한다. 혼이 빠진다. 혼백(魂魄)이 날아다닌다. 혼비백산(魂飛魄散), 즉 혼은 날아가고 백은 흩어진다. 의지(意志)가 강해야 한다. 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등이 많이 쓰는 단어들이다.

한의학에서는 혼(魂) 신(神) 의(意) 백(魄) 지(志)를 오장과 연결하였다. 요즘의 심리학에서 말하는 무의식, 잠재의식적인 신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인간의 의식에 의하여 되는 것이 아니고 무의식적, 잠재의식적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신에는 희(喜), 노(怒), 우(憂), 사(思), 비(悲), 공(恐), 경(驚)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칠정(七情)이라고 한다. 인간의 개인적인 감정이 표현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기뻐하고 성내고 우울하고 슬퍼하고 두려워하고 놀라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칠정에 의하여 오장의 손상이 온다고 하였다. 너무 기뻐하면 심을 상하고, 화를 많이 내면 간을 상하고, 우울하면 폐를 상하고, 생각을 많이 하면 비장을 상하고, 두려워하면 신장을 상한다고 하였다. 오래전부터 우리의 감정이나 화, 스트레스, 긴장, 마음의 불안정 등이 모두 병의 원인이 된다고 보았다.     

한의학에서는 신에 병이 생기면 여러 가지 증세가 나타난다. 

‘경계(驚悸)증’은 마음이 갑자기 움직여 편하지 않고 마음이 요동하여 항상 두려워하는 증세다. ‘정충(怔忡)증’은 마음속이 요동하여 불안하고 깜짝 놀라고 쫓기는 느낌이 나며 심장이 두근두근하니 크게 뛰는 증세다. 

‘건망(健忘)증’은 상기(上氣)는 부족한데 하기(下氣)는 충분하며 장과 위(腸胃)는 충실(實)한데 심장과 폐가 허약하여 발생한다.

‘전간(癲癎)증’은 간질이며, ‘전광(癲狂)증’은 크게 화를 내며 미쳐서 날뛰는 증세이다. ‘탈영(脫營)증’은 지위가 높고 귀하던 사림이 갑자기 지위가 낮아지고 천해질 때 나타나며, ‘실정(失精)증’은 부유한 사람이 갑자기 가난해졌을 때 나타난다. 모두 신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병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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