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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국감 현장] 온라인 시장 급성장 예측 못한 '농협'..농축산물 판매 급감

8일 열린 농협중앙회 국감...여야 의원 "오리온농협.PB 상품 수입농산물 원료가 대부분"
소비자에 존재감 없는 농협몰, 전체 농수산물 사이버쇼핑 중 판매 비중 1%도 안돼
김원식 경제대표 "오프라인 매장 통한 계획에만 집중, 10년 전과 환경 너무 바껴서..."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농협중앙회(회장 김병원)의 수입산 농축수산물 판매 문제가 올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위에 올랐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농민의 소득 증대와 국산 농산물의 소비.판로 확대에 힘써야 할 농협이 수입 농산물을 판매한다는 것은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온라인 소비 시장의 급성장 등 유통시장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농협은 이같은 유통시장 변화를 예측하지 못한 것에 대해 시인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오리온농협  제품 국산 농산물 사용량 16.1%..."설립 취지 안 맞아"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은 "국내 최초로 농협과 민간기업이 합작한 오리온농협이 가공식품 4785만개, 693억원의 판매 수익을 올렸다고 소개했는데 원래 이것이 우리 농산물 소비 장려 취지를 위해 설립한 맞느냐"고 김병원 회장에게 묻고 "오리온농협 15종 제품의 국산 농산물 사용량은 16.1%, 첨가물 포함해서 나머지는 다 수입농산물이 84%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경 의원은 또 "밀가루, 옥수수, 딸기 등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는 수입농산물도 4.7%에 이른다"면서 "딸기 조차도 중국산 딸기 분말을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이는 애초 설립 취지하고 다르다"고 말하고 "계약 재배 등으로 가격을 낮춰 국산 농산물을 실제로 많이 사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오리온농협은 우리 농산물 소비를 장려하겠다는 목적아래 농협중앙회이 제안하고 51%의 지분을 투자해 오리온(회장 담철곤)과 함께 만든 합작법인이다. 


이에 김 회장은 "개선하겠다"면서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은 대체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은 "2019년 9월 기준 총 377개의 농협 PB상품 중 159개 상품에 수입농산물 원료가 사용되고 있다"면서 "농협브랜드 상품 중에는 국내산으로 대체가 가능한 밀, 콩, 쇠고기, 감자 등을 수입산으로 사용한 칼국수와 쌈장, 쇠고기진국다시, 사골부대찌개 등의 제품도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또 "도매시장 등에서 영업을 하는 농협공판장의 수입농산물 취급액도 2014년 2234억원에서 2018년 2710억원으로 증가추세에 있었다"며 "밀려드는 외국산 농수축산물로 농업 농촌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산 원료를 사용한 농협브랜드 상품이 활개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난했다.

국산 농축산물의 판매 활성화에 앞장서기는 커녕 오히려 판매수수률을 높게 측정해 농업인에 이익을 돌려주기는 보다는 수익올리기에 열을 올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농협몰 판매 수수료, 농축산물은 8% 대형가전.컴퓨터는 6.6%

자유한국당 이양수 의원은 "농협이 농협몰을 운영하면서 판매자들에게 판매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과일, 채소, 축산물 등 농축산물의 수수료는 8%인 반면 대형가전, 컴퓨터의 수수료는 6.6%"라며 "농협에서 농축산물을 팔면서 대형가전, 컴퓨터 보다 더 비싸게 수수료를 받는 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일, 채소, 축산물을 파는 농민들을 세심하게 챙기는 차원에서 판매 수수료를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원석 농업경제대표는 "농업인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게 수수료 체계를 면밀히 검토해서 수수료를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쿠팡과 제휴 끝나자 전체 농수산물 사이버쇼핑 중 농협몰 비중 1%도 못 미쳐

농협이 수입농축산물 판매에 열을 올리는 사이 국산 농축산물의 유통 시장에서의 비중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은 "사이버쇼핑에서 농수산물 거래액은 2015년 1조 4341억 원에서 2018년 2조 9493억 원으로 2배 이상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농협몰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3%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의 경우 쿠팡과 제휴가 끝나 매출액이 급감하면서 전체 농수산물 사이버쇼핑 중 농협몰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농협몰의 최근 5년간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5년 1299억 원에서 2018년 1832억 원으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온라인쇼핑몰 쿠팡과 제휴사업 때문에 늘어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15년 농협몰 사업 중 쿠팡의 비중이 3.7%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46.6%까지 올라 갔다. 쿠팡의 제휴사업을 제외하면 농협몰은 그동안 1000억 원 내외의 매출을 보이며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 의원은 "농협몰의 존재이유는 새로운 유통시장 판로 개척을 통해 우리 농산물을 더 많이 파는 것이 목적이지만, 지금까지 경영실적을 보면 그러한 노력을 찾을 수가 없다”며 “농협이 온라인 쇼핑의 유통시장 흐름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농산물 판매 대표 조직이라는 상징성이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 유통 체계로 제안 '온라인 농산물공판장'...운송절차 생략 유통비용 축소, 신선도 제고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새로운 시장 트렌드에 맞는 신 유통 ‘온라인 농산물공판장’의 거래체계 구축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농산물공판장’은 온라인 전자거래시스템을 통해 출하자와 매매참가인간 거래를 체결해 공판장(도매시장)에 상품 반입 없이 매매참가인의 지정장소로 직접 배송하는 거래제도다. 현재 제주시농협에서는 2017년부터 공판장 산지전자입찰거래를 운영하고 있다.

박 의원은 "전자경매의 장점은 도매시장 운송절차를 생략해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또한 유통경로를 단축해 유통비용을 축소하고 상하차 단계 축소로 인한 신선도를 제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해외사례를 예를 들며 "네덜란드는 최첨단 이미지경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재배된 화훼는 네덜란드 경매시장으로 이동해 비현물 화상경매돼 경매장 물류저장시설 또는 생산지에서 곧바로 소비지로 배송돼 선도유지와 함께 물류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련의 지적에 대해 김원석 농협경제대표는 "10년 전 계획을 세울때는 오로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서만 계획을 했는데 환경이 너무 바뀐것을 예측하지 못했다"며 "이 부분을 반영해서 2년 정도의 시간을 더 준다면 2020년까지 소비자 대응과 책임판매비율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수입원재료의 비율 증가에 대해서는 "국내산 원재료 비율을 계속 높혀 나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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