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유 증가 목적으로 일선 개원가에서 처방되고 있는 돔페리돈(domperidone) 논란에 대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돔페리돈 정제는 식약처 허가사항에 임부 및 수유부에게 제한적으로 사용가능한 약물"이라고 밝혔으나 최유제로의 사용은 허가된 사항이 아닌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소아청소년과에서 돔페리돈의 식약처 허가사항에 따른 1일 최대투여량 30mg를 초과한 처방 4877건이 확인돼 합법적인 진료행위 범위를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양승조)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광진구갑)은 "식약처가 돔페리돈 부작용을 괜히 부풀리고 부작용 사례도 없는데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기 위해 경고하고 있는 것이냐"며 손문기 식약처장에게 물었다.
손 처장은 "주의를 주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 의원은 또 정진엽 복지부 장관에게 "돔페리돈은 수유부에게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냐"며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의원에서 근본적으로 적응증을 벗어난 허가 범위 초과로 사용할 수 없지 않냐"고 묻고 "현재 돔페리돈이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에서 수유부에게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다면 심각한 문제가 있는거 아니냐"고 했다.
이에 정 장관은 "치료제로 허가 난 것은 아니다. (허가 범위 초과 사용 관련)사용할 수 없다"면서 "문제가 있는것 같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전 의원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의약품안전관리원 임부 금기 의약품 목록에 따르면 돔페리돈과 돔페리돈 말레산염 모두 포함돼 있다"고 밝히고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성명서 내용에 따르면 '돔페리돈 말레산염이 임부 및 수유부에 대해 사용하지 못하고 기재되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돔페리돈 정제는 식약처 허가사항에 임부 및 수유부에게 제한적으로 사용가능한 약물이다'라는 표현이 사실이냐"고 손 처장에게 질의했다.
손 처장은 "(돔페리돈 말레산염, 돔페리돈 정제)둘 다 DUR 임부금기 2등급으로 공고돼 있으며 적응증은 오심 구토의 완화뿐이다"며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성명서 관련 내용)사실이 아니다"라고 못박고 "허가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대한모유수유의사회는 돔페리돈이 젖량이 부족한 수유부에게 젖량을 높이는데 효과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렇게 이용된다면 이는 식약처 현재 허가된 적응증 외 허가범위 초과 진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젖량이 부족한 수유부에게 젖량을 늘리는데 효과적으로 처방되고 있다는 것은 산모들에게 돔페리돈을 처방해 투여하고 있다는 얘기다"라며 "심평원에 급여로 잡히지 않는다면 산모들이 비급여 진료를 받고 돔페리돈을 처방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 의원은 "상급병원이 아닌 의원이 허가된 적응증을 벗어나 허가범위를 초과해 처방한 것"이라며 "합법적인 진료행위가 맞냐"고 물었다.
정 장관은 "아니다"라고 답한 뒤 "식약처와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에서 돔페리돈의 식약처 허가사항에 따른 1일 최대투여량 30mg를 초과한 처방 4877건이 확인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러한 4877건의 용량주의 위반 처방에 대해 허가사항 초과 사유로 진료비를 삭감했다.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전혜숙 의원 명예훼손죄 및 모욕죄 검찰 고소
앞서 이날 오전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전혜숙 의원을 명예훼손죄 및 모욕죄로 검찰 고소했다.
지난 7일 전혜숙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임산부, 수유부에게 투약금지한 약물 돔페리돈을 산부인과에서 10개월 동안 7만8000여건 처방'이라고 지적하면서 국민들을 근거 없는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으며 고소인들의 명예를 실추시킬만한 허위 사실을 발표했다는 이유다.
전 의원에 따르면 미국 FDA는 수유하는 산모에게 투약할 경우 신생아가 급성 심장사할 수 있다는 부작용 때문에 2004년부터 미국에서 생산과 판매를 금지했고 수유 여성의 모유 촉진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이에 식약처도 2014년 4월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고 2015년 1월 돔페리돈에 대한 허가사항을 변경하고 모유수유를 하는 산모에게 투약할 경우 신생아의 심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11일 성명서를 내고 "돔페리돈 정제는 현재 식약처 허가 상 수유모나 임산부에서 처방금기 약물이 아니다"고 지적하고 "전혜숙 의원은 국감에서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한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다음날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 나섰고 "소아청소년의사회장 등 일부 의사들이 돔페리돈을 모유촉진제라는 거짓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전 의원은 "유럽에서도 수유를 통해 아이에게 심장 관련 부작용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모유촉진제로 허가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소청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을 비롯해 일부 의사들이 잘못된 사실을 유포하는 한편 본인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했다"면서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동시에 앞으로도 국민 건강을 위해 지속적으로 돔페리돈 처방 실태와 문제점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소송에 나선 것은 소아청소년과의사회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14일 오전 전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임현택 회장은 고소장을 통해 "전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고소인들의 명예를 실추시킬만한 허위의 사실을 발표하고 기자들에게 배포하면서 허위사실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로 전파됐다"고 고소 이유를 들었다.
임 회장은 "돔페리돈은 일본, 캐나다, 뉴질랜드 등 국가에서 모유촉진제로 홍보 및 사용 중"이라며 "돔페리돈 말레산염이 임부 및 수유부에 대해 사용하지 못하고 기재되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돔페리돈 정제는 식약처 허가사항에 임부 및 수유부에게 제한적으로 사용가능한 약물"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또 "국회의원이 면책특권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자신의 이익과 주장의 강권만을 도모한 채 그 권리의 수권자인 국민에 대한 고소와 비난, 협박을 일삼는 것은 오로지 권리의 남용애 해당할 뿐"이라며 "이 사건 기소를 통해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대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종합감사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자신을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소청과의사회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소청과의사회가 저를 중앙지검에 고발한다고 한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말이 딱 맞다"며 "국회의원의 정당한 의정활동을 방해하고 비하하며 SNS를 이용해 왜곡된 내용을 전파하는 행위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복지부 산하기관이 아닌 일반단체이지만 복지위 차원의 경고서한을 보내달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