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의 재료가 되는 독소인‘보툴리눔 톡신’균주 관리에 빈틈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서울 성북을)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보톡스를 개발한 민간업체들이 국내 실생활에서 독소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도 역학조사를 나가지 않았다. 신경을 마비시키는 기능이 있는 보툴리눔 독소는 1g으로도 100만명 이상을 살상할 수 있어 생화학 무기로 쓰일 수 있다.
휴젤은 2006년 질병관리본부에 제출한 신고서에서 2002년 부패한 통조림에서 보툴리눔 독소를 분리해 배양했다고 보고했다. 또 대웅제약은 2006년 토양에서 해당 균을 채취했다고 밝혔다. 국민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환경에서 독성균을 채취한 것이다. 하지만 두 회사 보고서 모두 구체적인 제품과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질본 측은 “보툴리눔 독소에 감염된 환자 보고가 없었기 때문에 역학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염병 예방법 제18조에 따르면 정부당국은 감염병 환자, 병원체 보유자가 발생해 확산될 우려가 있을 경우, 감염원을 추적하는 역학조사를 해야한다.
하지만 실제 감염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독소 발견시점부터 선제관리를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토양이나 시중에 유통된 통조림에서 균을 채취했다면 감염병이 퍼질 우려가 상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휴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국내 여러 지역에 있는 소매점과 식품유통업체로부터 각종 통조림, 훈제 또는 소금에 절인 생선, 벌꿀 제품 등 식품을 수거해 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기 의원은“이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질병관리본부는 물론 식품 안전을 담당하는 식약처도 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국민들의 안전을 고려해 균주의 발견장소 및 제품을 명확히 밝히고 정부 당국도 철저한 현장조사를 진행하는 등의 선제적인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