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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문 칼럼] 농안법상 중도매인의 농수산물 거래제한은 위헌?

이로문 법학박사·법률행정공감행정사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제31조 제2항이 중도매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위헌적 규정인지 여부에 대해 대법원은 헌법위반이 아니라고 판결했다(대법원 2006. 3. 10. 선고 2004도6846 판결).

 

아래에서는 대법원의 구체적 판시이유를 소개하기로 한다.

 

“개인이 향유하는 직업에 대한 선택 및 수행의 자유는 공동체의 경제사회질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필요불가결한 경우에는 헌법 제37조 제2항 전문규정에 따라 이에 대하여 제한을 가할 수 있는바,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이하 ‘농안법’이라 한다)’ 제31조 제2항은 “중도매인은 도매시장법인이 상장한 농수산물 외의 농수산물의 거래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함으로써 중도매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으므로 이와 같은 제한이 기본권제한의 헌법상 한계를 준수한 것인지가 문제된다.

 

헌법 제123조 제4항은 “국가는 농수산물의 수급균형과 유통구조의 개선에 노력하여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농·어민의 이익을 보호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농수산물은 국민의 일상생활과 생존에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에서 농수산물의 원활한 유통과 적정한 가격구조는 국가경제의 기본적 토대를 형성할 뿐만 아니라 사회의 질서유지와 안정성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구성부분의 하나이다. 그런데 농수산물의 주요 생산지와 소비지가 분리되어 있고, 많은 국민이 도시에 집중하여 거주하고 있으며, 생산자인 농·어민과 소비자 개인의 가격결정력이 크지 않고, 날씨 등 계절적 요인과 사재기 등 유통구조의 부조리로 인하여 농수산물의 유통에는 수급 불균형과 가격 급등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러한 농수산물 유통의 특성을 감안하여 농수산물의 원활한 유통과 적정한 가격을 유지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과 국민생활의 안정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농안법 제1조) 농안법은 특별시·광역시 또는 시에 의하여 개설·관리되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중심으로 경쟁매매를 통한 농수산물의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농수산물도매시장제도는 경쟁매매를 통하여 공정한 가격을 형성하고, 생산자와 도매시장법인의 직접 거래를 통하여 유통과정의 단축 및 투명성을 제고함으로써 정보, 거래선, 자본 등을 갖춘 중간상인들이 시장정보에 어두운 생산자들을 지배하고 농수산물의 원활한 유통을 저해하며 가격을 조정하는 것을 시정하기 위한 제도이다.

 

이러한 제도의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산지에서 도매시장으로 출하하는 세력과 도매시장에서 소비자 쪽으로 분산하는 세력을 분리시키고 양 세력의 경쟁을 통하여 농수산물 거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할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도매시장에서 소비자 쪽으로 분산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중도매인을 산지에서 도매시장으로 출하하는 역할에서 배제시키는 것이 불가피하게 요구된다고 할 것이고, 더구나 농안법 제31조 제2항은 도매시장법인이 상장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농수산물에 대하여는 중도매인으로 하여금 예외적으로 비상장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다만 이 경우에도 품목과 기준을 정하여 도매시장 개설자로부터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것 역시 위 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것으로서 불필요한 제한으로 보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인들과 같은 중도매인은 사적으로 농수산물 유통과 관련된 업종에 종사할 수 있음에도 중도매인의 혜택과 제한 등에 관하여 충분히 안 상태에서 스스로의 선택에 의하여 중도매인이 된 것이고, 원칙적으로 중도매인으로 하여금 도매시장법인이 상장한 농수산물 외의 농수산물의 거래를 금지함으로써 중도매인이 입게 될 불이익보다는 이를 허용함으로 인하여 농수산물의 원활한 유통과 적정한 가격의 유지가 저해되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보호를 기할 수 없는 결과가 더 크다고 할 것이므로, 농안법 제31조 제2항은 법익균형성의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6. 3. 10. 선고 2004도6846 판결)“

 

대법원의 판시이유의 요지는 농안법 제31조 제2항은 헌법상 한계를 벗어난 것도 아니고 직업수행의 자유 역시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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