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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문 칼럼> 프랜차이즈의 심각한 갑을관계

최근 남양유업 파문 이후 갑을관계가 최대의 화두가 되면서 사회 곳곳에 깊숙이 뿌리 내린 부당한 갑을관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법률관계는 ‘사적자치의 원칙’이라 하여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하고 개인의 책임으로 규율되기 때문에 국가는 이러한 법률관계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갑을관계란 법률관계에서 당사자의 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으며, 사적자치의 원칙 아래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다.

 

사적자치를 근거로 국가는 어디까지 침묵해야 하는 것일까? 남양유업의 갑을관계가 불거진 것은 사적자치에만 맡겨두어서는 해결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대로 둔다면 갑의 횡포에 을은 약자로서 피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문제가 심각한 갑을관계 가운데 하나가 바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관계다.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의 경우 본사의 영업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서민들이 진입하는데 어렵지 않은 자영업종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되는 사람들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위해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다. 하지만 실제 가맹점이 되고 나면 갑의 횡포의 고통스런 시간들을 보낸다.
 


가장 몰염치한 가맹본부의 횡포는 인근에 비슷한 브랜드를 개점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미 가맹점 영업을 하고 있는 가맹점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 제너시스이다. 제너시스는 BBQ, BHC, 치킨앤비어 등 치킨 관련 브랜드를 보유하면서 인접거리에 유사브랜드 가맹점을 내줘서 가맹점주들의 원성을 산 바 있으며 공정위는 제너시스의 불공정행위를 적발해 제재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에서 우리나라에 치킨브랜드가 250개나 되기 때문에 주변에 유사브랜드 가맹점 하나 더 들어섰다고 하여 손해를 본다는 것은 억지라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변명이야 말로 궁색하기 그지없으며 가맹점주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발언이다.
 


브랜드가 다르다고 하지만 같은 치킨이고, 치킨앤비어의 경우 내내점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배달을 하는 곳이 대부분인 점을 생각하면 주변에 유사한 브랜드가 생기면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적발하여 제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유사한 브랜드 역시 동일한 것으로 보아 규제하는 것이 타당하다.

 

법률적인 문제가 되었을 때에도 브랜드가 다른 것으로 판단하여 가맹본부의 손을 들어주는 것 역시 법을 너무 형식적으로만 해석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프랜차이즈 갑을관계의 문제 가운데 또 하나는 프랜차이즈 본부가 갑으로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판촉행사 등 각종 영업비용을 가맹점주에게 부당하게 전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을의 입장인 가맹점주의 입장에서는 부당하더라도 참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가 판촉 관련 중요사항에 대해서는 다수 가맹점주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표준가맹계약서에 명시하도록 의무화 할 방침을 밝힌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계약서에서 ‘갑과 을’이라는 용어를 없앤다고 하여 사회에서 실질적인 갑을관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갑과 을의 부당한 관계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갑의 의식이 변해야 한다. 을과 함께 상생한다는 생각을 가져야만 한다.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갑이 횡포를 부릴 수 없도록 규율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다.

 

이와 더불어 을이 당하는 부당함을 쉽게 드러날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아무리 완벽한 제도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부당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면 부당한 갑을관계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공정위에서 주기적으로 각 직역에서의 갑을관계를 조사하고 을로부터 의견을 들어야 한다. 갑의 횡포에 징벌적 손해 배상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이후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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