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출고가 인상에 이어 맥주 값도 오를 예정이다. 업계는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롯데주류 맥주 3사가 당장은 가격을 올리지 않겠지만 사실상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주류도매업계에 따르면 가격이 오르기 전 맥주를 최대한 많이 비축해야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에 맥주 가격 인상이 임박했으니 재고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주 가격 인상하는 가장 설득력 있는 이유로 맥아에 대한 할당관세가 폐지가 꼽힌다. 할당관세는 수입물품의 가격 안정과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정 기간 낮은 관세를 매기는 일종의 세제지원 정책이다.
정부는 그간 맥주의 주원료인 맥아에 대해 순차적으로 할당관세를 적용해 2014년 7월부터 전면 제외했다. 이 때문에 맥주업계는 2012년까지만 해도 맥아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받았지만 지금은 30%의 관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할당관세가 폐지되면 맥아 수입원가가 상대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또 최근 소주 출고가가 먼저 인상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소주업계와 맥주업계는 2012년 일제히 출고가를 올린 이래 3년 동안 출고가를 동결해왔지만 먼저 총대를 멘 이상 원가상승과 물류비용 증가 등으로 더는 인상을 늦출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다만 업계는 원가 상승 요인과 함께 판매관리비, 물류비 등 비용의 증가로 가격 인상의 필요성을 내세우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상황이다.
맥주업체 관계자는 “소주 값이 인상과 맥주는 별개의 문제”라면서 “맥주 가격에 대해 아직 논의된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선이 끝나고 여론이 잠잠해지는 5~6월 시기에 가격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도매상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맥주 가격 인상률도 3~5%로 예상되고 있다. 오비맥주는 맥주의 가격을 지난 2009년 2.80%, 2012년 5.89% 올렸으며 하이트진로는 2009년 2.58%, 2012년 5.93% 인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