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첫 발자국
새의 노래를 듣기위해 새장을 사지 않고
주머니를 꺼내 모이 그릇에 채워놓지 않고
한그루 나무를 심고 물을 주며
향기로운 그늘을 키우는 사람이 있다
꽃을 꺾어 창가에 놓지 않고
꽃씨를 뿌리며 그 꽃씨가 퍼져나가
세상을 물들이는 꿈을 꾸는 사람이 있다
제 몸의 온기를 나누어
쫒기고 지친 마음을 껴안을 수 있다면
한 뼘은 더 따뜻해질 것이다
우주의 시간이 빛날 것이다
새해 첫 마음 한 발, 첫 발자국,
내안의 바로 너
나 또한 세간의 문을 열고 그 길에 한걸음
내딛는 시작이기를
- 시인 박남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