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식량공급을 위한 해외곡물조달시스템구축 사업이 저조한 사업집행률로 식량안보에 빨간불이 켰졌다. 급변하는 곡물시장 환경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없었던 것이 주원인으로 꼽히며 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민수 의원(진안‧무주‧장수‧임실)이 국회예산정책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가 식량주권 강화와 안정적인 식량공급을 위한 해외곡물도입사업이 제대로 집행도 못하고 그 중 국가곡물조달시스템구축사업은 집행률 ‘0%’로 종료됐다"며 "박근혜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식량자급률 제고를 통한 식량안보 체계 구축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해외곡물도입사업은 국가곡물조달시스템구축사업(2011년~)과 해외농업개발사업(2009년~)으로 나눠 시행되는 사업으로 각각 한국농수산유통공사와 농어촌공사에서 이를 주관하고 있다.
국가곡물조달시스템구축사업은 미국 등지의 산지엘리베이터 및 수출엘리베이터 인수, 지분참여로 안정적인 해외 곡물자원의 국내 도입을 위한 사업으로 지난해 예산현액(전년도 이월액 포함 개념) 706억원 전액이 미집행 돼 집행률이 0%였다. 생산지에 있는 산지엘리베이터는 생산단계에서부터 곡물확보 및 품질관리를 하는 것이며 수출엘리베이터는 국내 도입 및 제3국에 수출 가능한 시설확보를 위한 것이다. 현재 국가곡물조달시스템구축사업은 올해 5월 기재부의 타당성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국가곡물조달시스템구축계획 다시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해외농업개발사업도 장기적, 안정적인 해외공급 곡물 확보를 위해 해외농업개발 조사와 진출기업에 대해 융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예산현액 355억원 중 55억원만 집행되고 300억원이 불용돼 15.4%의 저조한 집행률을 보였다.
2011년 농식품부에서 발표한 ‘식량자급률 목표치 재설정 및 자급률 제고방안’에서 국가곡물조달시스템구축사업, 해외농업개발을 통해 2015년까지 491만톤, 2020년까지 643만톤의 곡물을 확보해 식량자급률을 높이겠다고 밝혔으나 2개 사업의 생산․확보량은 2013년에 28만 4220톤으로 2015년 목표치의 5.8%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국내 도입실적은 2012년 1만539톤에서 2013년 9950톤으로 감소했고 해외곡물도입사업으로 국내에 들여온 곡물 9950톤은 2013년 국내 전체곡물수입량 1만6043천톤 대비 0.06%의 도입량으로 국내 총 곡물수입량 대비 3.50%에 불과한 규모였다. 지난해까지 25개국에 125개 기업이 진출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 중 11개 기업만이 국내 반입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국이 식량주권을 강조하면서 곡물반출을 거부한다면 사업의 실효성 자체가 문제될 수 있는 상황이다.
박민수 의원은 “해외곡물도입사업의 저조한 사업집행률은 세계 식량위기시 국가적 식량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폐쇄적이고 독점적인 곡물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사업 초기 급변하는 곡물시장 환경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없었음을 반성하면서 정부는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식량자원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