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김영록 의원은 9일 열린 농촌진흥청 국정감사에서 특정회사와 농진청의 유착의혹에 대한 지적과 함께 국내 대표 식품회사가 국산 재료를 사용하는 것처럼 눈속임을 하고 있는 비도덕성에 대해 질타했다.

김 의원은 농촌진흥청과 제약 회사 간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연구 결과 발표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농진청과 동성제약은 지난 10년간 누에와 봉독(벌침)을 공동연구하면서 결과를 발표하고, 그때마다 주가가 360~432%까지 폭등하는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얻었으며 일부는 내부정보를 이용해 발표 전 주식을 매입해 부당이득을 취한 정황마저 포착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김영록 의원의 농촌진흥청 국감 질의 자료에 따르면 2002년 누에 공동연구로 시작된 농촌진흥청과 동성제약의 밀월관계가 2007년까지 계속되고 2010년에 와서 다시 봉독연구로 관계가 지속되면서 공동개발 효과 입증 발표 때마다 주가가 요동쳤고,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입하는 등 부당이득을 취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두 기관은 2007년까지 누에를 이용한 화장품, 염모제, 치약 공동 개발과 골다공증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협약을 발표할 때마다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결과물의 매출은 미비하고 손익은 절반가량 줄었으나 주가는 무려 36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띠는 것은 2010년 봉독 공동연구로 시작된 농진청과 동성제약의 밀월이 다시 시작된 시점의 주가다. 2007년 누에 공동연구 협약을 끝으로 주식이 폭락해 2002년 당시 가격 수준으로 2009년까지 지속됐고, 2010년 5월 봉독관련 특허기술 이전에도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두 기관의 유착이 의심되는 것은 20110년 6월 30일 농진청이 이례적으로 동성제약이 개발한 ‘봉독 화장품’ 여드름 치료 효과 발표 후, 주가가 급상승했다는 점이다. 농진청 발표내용에 대해 “소비자가 의약품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제동을 걸면서 과대광고 논란에 휩싸였지만 농진청은 발표를 강행했다.

공교롭게도 누에와 봉독을 이용한 제품 공동개발 발표 때마다 주가가 급상승하며 2년 3개월 만에 431.8%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러한 유착 의혹에도 불구하고 농진청과 동성제약의 공동연구가 아직도 여전하다는  것이다. 2011년 말 기준으로 제품개발에 참여한 것이 10건, 공동특허 출원이 10건에 6개 과제를 공동연구 진행 중이다.

이러한 두 기관의 관계에 대해 김 의원은 애착이 유착으로 변질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난 10여 년 동안 국내 양잠 및 양봉농가로부터 수매한 누에, 누에고치, 봉독 등을  이용한 연구개발을 통해 농가소득 창출에 기여한 것은 인정하지만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으로 동성제약과 농진청이 주고받으며 연구결과 효과를 발표할 때마다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관련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발표 전 가족, 친지, 친구 또는 차명으로 주식을 매입해 부당 이득을 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직원들의 동의와 동성제약으로부터 주주명부를 건네받아 금감원 등 조사기관에 의뢰할 필요성이 있다”며 “동성제약뿐만 아니라 공동연구를 진행했거나 진행했던 상장사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확대하고, 부당내부거래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마련 의향이 있는가”라고 청장에게 물었다.

한편 김 의원은 국내 대표적인 조미료 생산업체가 수입농산물로 범벅이된 조미료를 시판하고 있는 것에 대해 따져물었다. 더욱이 이 업체는 국산 농산물을 이용해 천연조미료를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국비를 지원받아 놓고 서는 실제로 상품에는 수입 농산물을 사용해 국비 낭비와 소비자 기만행위라는 비난을 받게 됐다.

샘표식품은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국산농산물 고부가 천연 조미료 개발’을 명분으로 국비 4억5000만원을 지원받아 ‘kokumi'를 개발하고 이를 제품화해 천연조미료 ‘연두’시판에 나섰다. 그러나 이 회사가 ‘연두’의 제품 겉면에 표시한 성분을 보면 ‘대두(수입산), 천일염(호주산), 밀(수입산)’이라고 밝히고 있다.

샘표식품은 당초 국비 지원을 받으면서 ‘농림수산식품분야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기술의 사업화 및 산업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어떤 것이 신성장동력이 됐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농식품분야 국가 R&D 사업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국산 농수축산물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사업을 통해 농어업인의 소득을 증대해하지만 오히려 농수축산물 수입을 부추기는 꼴이 돼 오히려 대기업과 수입업자들 배만 불리는 사업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국정감사에서 이를 지적한 김 의원은 “농식품분야 국가 R&D사업에 대해서는 연구와 상품화를 할 때 국산 농산물을 80% 이상 의무 사용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연구비 외에 해당제품 매출액의 전액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이에 대해 농진청장, 평가원장,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사장의 견해를 따져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