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2016억 저리 융자, 19개 계열사에 법인세 면제 등 혜택
농림수산식품부가 거대기업집단인 ‘하림’에 과도한 융자와 각종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는 의혹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김재원 의원은 “하림은 이제 단순한 닭 가공회사가 아니다. 4개 지주회사, 58개 계열사, 매출액 3조1000억 원·영업이익 2000억 원을 상회하는 축산재벌기업이 됐다. 그런데 이러한 거대한 기업집단에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 10년간 2016억 원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저리 융자를 해주고 19개 계열사에는 법인세 면제 등 각종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경영난에 허덕이는 생산농가 지원에는 인색하기만 한 농림수산식품부가 하림에게는 이렇게 후한 지원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1990년 하림을 설립하면서 시작한 하림계열은 2000년 이후 증자, 인수합병, 상호출자를 통해 계열사를 급속하게 늘려왔다.
이 과정에서 투여된 자금은 15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출자방식은 계열사 간 상호출자와 계열사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실시하는 방식으로 대기업 몸집불리기의 전형적인 수법을 사용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하림 계열은 4개 지주, 58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닭·오리·돼지· 소의 사육·사료·가공·유통등 대한민국 축산산업 전 영역을 장악하는 축산재벌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김홍국 회장은 자신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자본금 20억 원짜리 중소기업인 한국썸벧판매를 통해 이 많은 회사들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실제 4개 지주사와 3개 주요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서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이들 중 임원보수를 공개하는 상장사 5개 회사로부터 김 회장이 받는 임원보수만 해도 1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런 거대기업집단에 지난 2003년부터 10년 동안 총 2016억 원을 0∼4%의 낮은 금리로 융자를 해줬다. 김 의원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생산농가 지원에는 인색한 농림수산식품부가 하나의 기업집단에 이렇게 많은 지원금을 제공한다는 것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하림계열에 대한 농림수산식품부의 융자금 내역이 제출할 때마다 숫자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10월5일 농림수산식품부 국감현장 구두보고에서는 782억 원, 10월12일 서면제출 자료에서는 1257억 원, 김재원 의원실에서 오류를 지적하자 10월22일 다시 제출한 자료에서는 2016억 원이라고 하며 융자금 규모를 계속 수정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는 지원받는 업체가 하림계열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융자금을 지급했거나 하림계열에 막대한 융자금을 지급한 것을 축소·은폐하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그 이유가 둘 중 무엇이든 농림수산식품부의 무능력과 무책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하림계열 계열사 중 19개 회사가 농업회사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기업농 육성을 위해 설립되는 농업회사법인은 법인세 면제 또는 50% 감면, 양도소득세 면제 또는 이월과세, 배당소득 면제 또는 분리과세, 부가가치세 면제·사후환급 또는 영세율 적용, 취득세 면제 및 경감, 등록면허세 면제, 면세유류 지원 등 파격적 세제지원의 특혜가 있다.
농업회사법인 선진한마을의 경우 매출액이 1057억 원, 순이익이 129억 원이나 되는 대규모 회사이다. 농업회사법인 순우리한우의 경우에도 매출액이 133억 원에 이른다.
이런 규모의 회사에 더욱이 거대기업집단 소속 계열사에게 파격적 세제지원의 특혜를 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이다.
김 의원은 "농림수산식품부가 하림계열에 이런 특혜성 지원을 하는 동안 하림은 축산재벌로 성장했으나 일선 생산농가들은 소작농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대다수 농가들의 희생을 발판으로 특정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농림수산식품부의 존재이유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하림에 대한 특혜성 지원의 의혹규명과 지적한 문제점에 대한 개선을 강력히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