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물가안정을 빌미로 수입한 농산물 중 불합격 판정을 받은 농산물이 일부 이미 소비되고, 불량 농산물 수입에 따른 정부 농안기금 손실이 15억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김영록 의원(민주통합당)은 12일(금)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 국정감사에서 이런 자료를 공개하며, “더 이상 물가안정을 빌미로 농업인과 소비자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무분별한 저가, 저질, 농약 농산물 수입을 해서는 안 된다. aT의 의지와 근절대책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김영록 의원에 따르면, 정부와 aT는 2011년 8월, kg에 15,878원 하던 건고추가 9월, 27,367원으로 가격이 오르자 할당관세로 인도산 건고추 수입을 추진했다.
물가안정을 이유로 aT가 수입한 건고추는 지난 5년간 51,578톤, 민간이 수입한 냉동고추가 727,910톤으로 총 77만9천톤이 수입되었다.
aT는 2011년 10-11월, 8차례에 걸쳐서 인도산 건고추 1,260톤을 수입했는데, 수입시 검사에서 1차례 40톤만 불합격 판정으로 반송되고, 7차례는 합격 통관됐다. 문제는 식약청에서 비축창고 재고물량 재점검에 나서 잔류농약을 검사한 결과, 에치온은 기준치의 7~22배, 트리아조포스는 기준치의 2~4배나 높게 검출되었다.
식약청은 2012년 3월 9일과 25일 2차례 회수명령을 내렸지만, 총 1,260톤 중 1차 불합격된 40톤은 반송되고 나머지 1,220톤 중 527톤만 회수되었다. 수입된 농약 건고추 중 55%에 해당하는 나머지 693톤은 이미 시중에 유통되어 소비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aT는 농약건고추를 공매가격으로 사들여 이를 다시 톤당 3,250달러에 달하는 수입가격의 1/3도 안되는 톤당 1,050달러에 수입업자에게 재수출하였다. 이 과정에서 15억원 상당의 손실을 보았고 이는 모두 농안기금으로 충당되었다.
김영록 의원은 “물가안정이라면 국민들의 건강과 위생은 차지하고 쓰레기농산물이라도 수입해서 물가를 떨어뜨려보자는 물가본위의 전시행정이다.”며 “공사 퇴직자와의 결탁을 통한 부정입찰 의혹도 제기된 만큼 건고추 뿐만 아니라 모든 농산물 국영무역 업무 전반에 대해서 철저한 감사와 책임자 엄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