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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준 박사 칼럼> 정부가 하는 일이 겨우 툭하면 '영업정지, 조업정지'

1959년 미국 우주계획용 식품제조에서 시작된 HACCP이 우리나라에서도 1995년 도입돼 50여년이 지났다.

정부가 불량식품을 4대악 중 하나로 지정하고 이를 근절키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최근 식품 위생사고가 끊이지 않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HACCP 인증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본지는 HACCP교육기관 미래엠케이씨 유영준 대표로부터 연재를 통해 HACCP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필자는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서 흔히 벌어지는 식품 영업장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도 위헌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HACCP인증은 ‘식품 및 축산물안전관리인증기준’으로 식품이나 축산물 관련 업종이나 농업인들이 관련이 있는 제도이다. 식품산업은 식품위생업업에 의해 관리되거나 규제가 이루어진다. 물론 축산물위생관리법도 적용된다. 식품위생법을 위반하면 정도에 따라 처벌이 이루어지는데 지 중에 하나가 영업정지이다. 

영업정지는 영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임으로 여러가지 결과가  따라 오는데 그중 가장 큰 피해가 특히 종업원들에게 오는 피해는 일자리를 잃게 된다 점이다. 따라서 하루벌어 하루 먹고 사는 서민들 특히 비정규직원들은 하루 아침에 생계가 무너진다는 점을 필자는 강조한 바 있다. 사업 종류는 전혀 다른데 서민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피해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지난 5월 1일, 경남 거제시 장평동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참변이 있었다.  이날 고용노동부는 거제조선소 전 사업장에 대해 작업 중단 조치를 내렸다.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은 사고가 발생한 지난 1일 해당 공정에 대한 중지명령을 확대해 사업장 전체의 선박건조 작업을 중지하도록 명령했다. 기한은 통상 2주간이다. 안전조치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연장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대국민 사과를 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어려움에 처한 동료와 가족을 위해 회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지원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우리는 여기서 고용노동부에서 내린 “사업장 전체에 대한 작업 정지 명령”에 주목하고자 한다.
 
고용노동부가 작업 중단 조치를 내린 조선소 현장에는 근로자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한다. 사고가 났고, 사고에 대한 수습과 재발방지 대책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또 다른 사고가 날 수도 있을터이니 일단 조업 중단 조치를 내린 것은 얼핏 보면 지극히 타당한 조치인듯 싶다. 그러나 그 사업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생계는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하고 내린 조치인지 의심스럽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면 당장 생계가 막연하게 되었을 것이다.  
전기 배선을 하다 숨진 숨진 B씨 형제는 지난 1년간 거제 뿐 아니라 울산, 군산 등 일감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고 한다. 특근도 야근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다. 이렇듯 현장에서 일하는 많은 노동자들은 먹고 살기 위하여 궂은 일들도 마다 않고 일하는 사람들이다. 숨진 6명을 포함해 31명의 사상자는 모두 삼성중공업 협력업체 직원이었다. 

조선 사업의 특성상 인력의 상당 부분은 협력업체를 통해 충당한다. 쉽게 얘기하면 '비정규직'이라는 말이다. 삼성중공업도 생산직만 따지면 직접 고용 인력에 비해 다섯 배인 약 2만5000명이 협력업체 직원들이란 것이다. 협력업체 인력들은 상대적으로 작업 환경이 열악하고 ‘힘든 일’에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협력업체 직원의 임금은 직영의 60~70 % 수준에 머무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삼성중공업 관계자 말처럼 “언제 다시 작업을 재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당장 먹고 살길이 막연해진 것이다. 공기를 맞추는 일도 어려워질 것이다. 
 
고용노동부에 묻는다. 노동부를 고용노동부로 명칭을 바꾼 것은 고용이 중요하고 고용은 당장 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에 노동부에 ‘고용‘으란 말을 ’노동’ 보다 앞에 배치해 준 것이다. 고용 창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대선 주자들이 목청을 높이고 앞장서겠다는 일자리 문제는 바로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고용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일자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에 조업 중단은 수많은 일자리를 없앤 것이다. 그렇다고 위험을 무릅쓰고 위험한데도 일을 하지는 것은 아니다. 종합적으로 생각하고 하자는 것이다. 

삼성중공업 뿐만 아니라 모든 조선소 나아가 우리나라 전국의 모든 사업장은 이와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 몰라도 위험한 정도는 거기서 거기일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우리나라의 다른 모든 사업장도 조업 중단을 시켜야 맞다. 조업 중단시키기 전에 먹고 사는 문제도 고려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조업 중단이 피할 수 없는 조치였다면 그 범위를 최소한도로 하였어야 한다. 직접적이지 않은 많은 다른 사업장은 조업을 해가며 이번 문제를 해결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조업 중단 조치를 하면 그 사업장에서 일하던 시람들에 대한 생계 대책을 정부는 제시하여야 한다. 

통상 임금의 일정분을 정부,삼성중공업,협력업체는 무조건 일하지 못하는 기간 동안 무조건 지급해야 한다. 법이고 전례고 근거를 따지면 안된다. 당장 먹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대국민 사과에서 “갑작스러운 사고로 어려움에 처한 동료와 가족을 위해 회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지원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범위 내에 조업 중단으로 인해 당장 끼니가 어려운 협력업체 직원들의 생계를 포함해야 한다. 삼성중공업 노동조합도 이런 때 뒤로 빼지 말고 당장 협력업체 직원들의 생계를 위해 투쟁을 하여야 한다. 그동안 조선사들은 정규직을 대신해서 협력업체 인력을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힘든 일’에  투입한다는 사실은 노조도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장과 전직원들 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 전체 직원들에 대해서도 급여를 중단하여야 한다. 그동안 안전한 일터를 만들고 지킬 책임이 고용노동부 장관이하 적 직원들에게 있는데 이를 태만히하여 대형 사고를 냈음으로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들도 배를 골아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그들이 항상 안전한 일터를 지키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고, 쉽게 조업 중단 초치를 내려 수많은 사람들의 배를 고프게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위험한 작업장도 그냥 방치하라는 말은 아니다. 조업 중단 말고도 할 수 있는 조치, 하여야 하는 방안은 많다. 다시 한번 고인들의 영전에 조의를 바치고, 다친 분들의 빠른 쾌유를 가족들에게는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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