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미국 우주계획용 식품제조에서 시작된 HACCP이 우리나라에서도 1995년 도입돼 20여년이 지났다.
정부가 불량식품을 4대악 중 하나로 지정하고 이를 근절키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최근 식품 위생사고가 끊이지 않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HACCP 인증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본지는 HACCP교육기관 미래엠케이씨 유영준 대표로부터 연재를 통해 HACCP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세계 각국의 기록 관리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기록물 보전·이용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국제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세계기록관리협의회(ICA:International Council on Archives) 2016 서울총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9월 5일부터 10일 까지 열린다.
홍윤식 행자부 장관은 ‘우수한 한국 기록문화를 알리고 전자정부 노하우를 다른 나라와 공유하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라 한다. ‘천재의 기억보다 바보의 기록이 낫다“는 말을 인용하며 김명섭 연세대 교수는 기록의 독립·투명성의 중요성을 특별기고문에서 밝히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기록문화는 자랑할 만한 것이 많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직지]는 1377년에 인쇄되었음으로, 1455년에 인쇄된 서양 최초의 금속활자인쇄본인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보다 무려 78년이나 앞선 것이다. 나아가 우리나라의 금속활자 발명은 직지보다 훨씬 앞서서, 기록으로만 그 존재가 알려진 [고금상정예문]이라는 책은 구텐베르크보다 200년 이상 앞선 것이다.
또 우리가 자랑할 만한 팔만 대장경은 16년 간의 대역사 끝에 간행되었으며, 판수가 8만여 개에 8만 4천 개의 경전 말씀이 실려 있는데, 수천만 개의 글자가 하나같이 그 새김이 고르고 잘못된 글자가 거의 없다하니 놀랄 만 하다. 한글자 한글자 새길 때마다 절을 세 번씩 했다고 하니 그 정성은 높이 살만하다. 오늘날 남아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장경판으로, 팔만 대장경이 보존되어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이상 어린이 백과에서).
의궤란 ‘의식(儀式)의 궤범(軌範)’이란 말로 ‘의식의 모범이 되는 책’이란 뜻이다. 왕실과 국가에서 의식과 행사를 개최한 후 준비, 실행 및 마무리까지의 전 과정을 보고서 형식으로 기록한 것으로 그림이 실리기도 하였다.
의궤는 조선의 건국 초기인 15세기부터 만들어졌으며, 17세기 이후 의궤는 꾸준히 제작되었고, 18세기에 들어오면 그 종류와 숫자가 더욱 늘어 난다. 이러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 보기 어려운 우리 겨레의 자랑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암담하기 그지 없다.
우리나라는 요즈음 허위 증명서가 남발되고 있다. 실제 임금 이상의 허위 증명서 발급을 요구하거나, 대출브로커와 공모하여 허위의 재직증명서와 전세계약서를 사용하여 근로자 주택전세자금을 편취한 피고인들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사기사건도 있었고, 미국, 캐나다 등등 수입시에는 원산지증명서를 수출자가 허위로 작성하기도 하고, 산업기사 응시자격요건을 맞추려고 아버지 친구 사업장에 가서 그냥 일한 걸로 치고 경력증명서로 발급받아 산업기사 자격인정을 받는 다든지 하는 있어서는 안될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심지어는 국방에 사용되는 무기 부속품에 대한 허위 성적서 사건이 세간을 놀라게 하기도 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HACCP와 기록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을 경제적을 만들 수 있는 HACCP은 HACCP 7 원칙을 그 근간으로 하고 있다. ①위해요소 파악(HA), ②중요관리점(CCP) 결정, ③한계기준 설정, ④모니터링, ⑤기준 이탈시 개선 조치, ⑥검증 및 ⑦문서 및 기록이 그것이다. 이중 기록은 위의 그 어느 원칙 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HACCP에 있어서 기록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 일부(이기를 바란다)기업에서는 허위로 작성되거나, 거짓 기록이 난무하다고 한다.
식품의약품 안전처 발간 ‘알기 쉬운 HACCP'에서도 HACCP에 있어서의 기록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즉, “일곱 번째 원칙은 HACCP 체계를 문서화하는 효율적인 기록유지 방법을 설정하는 것이다. 기록유지는 HACCP 체계의 필수적인 요소이며, 기록유지가 없는 HACCP 체계의 운영은 비효율적이며 운영근거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HACCP 계획의 운영에 대한 기록의 개발 및 유지가 요구된다”라고 하고 있다.
HACCP 체계의 운영과 관련된 기록목록의 예는 다음과 같다.
1) 원료에 관한 기록으로는 규격에 적합함을 증빙하는 원료공급업체의 시험증명, 공급업체의 시험성적서를 검증한 업소의 지도․감독 기록, 온도에 민감하거나 유통기한이 설정된 원료에 대한 보관온도 및 기간 기록 등이며,
2) 공정관리를 위해서 작성되는 CCP와 관련된 모든 모니터링 기록, 식품 취급과정이 적절하게 지속적으로 운영하는지를 검증한 기록 등이 있으며,
3) 완제품을 위해서는 식품의 안전한 생산을 보장할 수 있는 자료 및 기록, 제품의 안전한 유통기한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및 기록, HACCP 계획의 적합성을 인정한 기록 등이 있고,
4) 보관 및 유통의 기록으로는 보관 및 유통온도 기록, 유통기간이 경과된 제품이 출고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기록이 있고,
5) 한계기준 일탈 및 개선조치를 위한 CCP의 한계기준 이탈 시 취해진 공정이나 제품에 대한 모든 개선조치 기록이 있다.
6) 검증 기록으로는 HACCP 계획의 설정, 변경 및 재평가 기록 등이 중요하며,
7) 종업원 교육을 입증하는 식품위생 및 HACCP 수행에 관한 교육훈련 기록들이 있다
이 기록들은 제품을 유통시키기 전에 해당 작업장에서 HACCP 관리계획을 준수하였음을 보증하는 것이다(이상 2013년 개정판 알기쉬운 HACCP 관리/식약처)
또한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의 교육 자료에서는 HACCP 적용업소는 관계 법령에 특별히 규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이 기준에 따라 관리 되는 사항에 대한 기록을 2년간 보관토록 하여야 한다고 하고, ① 문서화 및 기록유지는 HACCP를 올바르게 운영한 사실을 입증하는데 필수적이며, ② 기록은 실시간에 사실적으로 정확하게 작성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무엇보다도 HACCP에서 기록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HACCP 여섯 번째 원칙은 HACCP 시스템이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검증절차를 설정하는 것이다. 즉, 검증내용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즉, ① HACCP 계획에 대한 유효성 평가(Validation) ② HACCP 계획의 실행성 검증 이다. HACCP 계획의 유효성 평가라 함은 HACCP 계획이 올바르게 수립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발생가능한 모든 위해요소를 확인․분석하고 있는지, CCP가 적절하게 설정되었는지, 한계기준이 안전성을 확보하는데 충분한지, 모니터링 방법이 올바르게 설정되어 있는지 등을 과학적․기술적 자료의 수집과 평가를 통해 확인하는 검증의 한 요소이다.
HACCP 계획의 실행성 검증은 HACCP 계획이 설계된 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작업자가 정해진 주기로 모니터링을 올바르게 수행하고 있는지, 기준 이탈시 개선조치를 적절하게 하고 있는지, 검사․모니터링 장비를 정해진 주기에 따라 검․교정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또한, 일상적으로 발생되는 HACCP 관련 기록들에 대한 일상 검증을 주기를 정하여 실시하여야 한다. 즉, 위해를 제거 또는 감소시키기 위한 공정이 제대로 이행되었는지 확인하는 CCP 모니터링 기록 등을 해당제품이 출고되기 이전에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검증 활동의 기본은 기록을 확인함으로서 이루어지는데, 그 기록 자체가 부실하거나 허위 기록이면 HACCP 활동의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이다.
모든 면에서 참으로 기록은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기록이 잘못되면 그 해당 HACCP 인증 영업장에서는 HACCP의 효과를 얻을 수가 없는 것이다. 심지어는 허위기록이 인증심사를 넘기기 위한 요령으로 전락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임증 심사원들이 모를 리가 없다. 또 설사 심사원을 속여 넘겼다 하드라도 그 피해는 고스란이 해당 기업에게 돌아감을 영업자는 명심해야 할 일이다.
이제 선진국의 문턱에 선 지금 부끄러운 과거의 치부는 과감히 도려 내야한다. 그래야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동참할 수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