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년간 552억원을 투입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한식 세계화 사업이 성과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최인기 위원장은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년 예산 집행실적은 41%에 불과하며 올해 예산 311억원 중 홍보비 32억8000만원 사용 실적만 있을 뿐 한식당 건립 및 전문인력 양성 등 인프라 구축의 추진실적은 거의 없다고 30일 밝혔다.
최 위원장에 따르면 농수산물유통공사 및 한식재단이 해외 주요도시에 한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직접 운영하겠다는 '플래그십(flagship) 한식당'은 현지 한식 사업자들로부터 외면 또는 비난을 초래해 1건의 추진실적 없이 표류하고 있다.
뉴욕의 우래옥, 뉴저지의 코리아 팰리스 등 유명 민간사업자들도 경영난으로 지난 5월 폐업했다.
올해 311억원 예산 가운데 뉴욕 맨하탄에 한식당을 내겠다며 배정받은 50억원은 한 푼도 집행하지 못했다.
농식품부는 이달 중 공모를 통해 '플래그십(flagship) 한식당' 건립사업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100% 출자해 2010년 3월 출범한 한식재단과 농수산물유통공사는 ▲ 한식세계화 인프라 구축 ▲ 한식 전문인력 양성 ▲ 한식홍보 및 마케팅 지원 등 한 글자도 틀리지 않게 똑같은 업무를 추진했다.
그럼에도 예산은 각각 100억원 넘게 배정받아 운용됐다.
똑같은 업무를 2개 이상의 기관에서 중복 추진하는 것은 과잉 투자에 따른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최 위원장은 "한식 세계화 사업은 애시당초 수익성이 불투명한 민간영역에 정부 및 공기업이 나서 투자한 것 자체가 잘못이다"며 "인터넷에 '한식 세계화'를 검색해 보면 김윤옥 여사 홍보성 기사들로만 가득 차 있어 한식세계화 사업 자체가 '영부인의 영부인에 의한 영부인을 위한' '영부인프로젝트'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농수산물유통공사는 농수산물 가격안정 및 수출증대, 유통개선 등 농어민의 소득증대와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설립됐다"며 "한식세계화사업이 과연 이같은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것인지 잘 판단해 스스로 사업을 철회하고 민간사업자들이 세계 곳곳에서 한식의 강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정책으로 전환을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