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농민조합원의 출자를 바탕으로 이뤄진 농협이 농업인보다는 농협임직원의 혜택을 위해 힘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전북전주시을)이 농협으로부터 받은 ‘농협임직원 급여현황’ 자료에 따르면, 농협(8대법인) 임직원중 연봉 1억원 이상 직원이 지난해 기준 387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협중앙회·농협금융지주·농협은행·농협생명보험·농협손해보험·농협경제지주·농협하나로유통·농협양곡 등 농협 8대 법인 전체직원(1만9천946명)의 19.4% 에 해당한다.
지난 2013년 연봉 1억원 이상 직원이 1973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농협 8대법인 2만여명의 직원 평균연봉은 7703만원으로 나타났으며 농협중앙회가 9148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금융지주 8661만원, 농협은행 7764만원, 경제지주 7544만원 순이었다.
농협은 명예퇴직금도 지난해 기준 790명에게 2024억원을 지급했으며 1인당 평균 2억5600만원 수준이다. 2013년부터 5년간 2752명에게 총 5912억원이 지급됐다.
최근 농협은 소속 직원들에게 주택구입자금 대출이자를 편법으로 돌려주는 0%대 황제대출로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직원 대출건에 대해 2.87%의 이자를 보전해 이듬해에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2008년부터 지금까지 4305명 393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농민들의 생활은 어렵기만 하다. 2017년 기준 농가평균소득은 3824만원이었으며, 농가부채는 2638만원이었다.
특히 농협의 존립목적과 가장 부합하는 농민조합원을 위한 교육지원사업비는 감소추세다. 2012년 사업구조 개편이후 단 한차례도 3000억원대를 기록한 적이 없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7165억원에 달하고, 당기순이익은 8598억원에 이르고 있다. 올해는 금리상승으로 최고수준의 이익이 기대되고 있으며 8월 가결산 결과 영업이익이 1조9030억원, 당기순이익이 1조50억원에 달하고 있다. 농협은행 등 금융부문에서 벌어들이는 막대한 이익을 농민이 아닌 임직원을 위해 쓰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농협은행은 전체 260개 지자체 금고 중 78.1% 203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금고수신잔액은 67조6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올해 6월말 기준 농협은행 전체 수신고 240조원의 28.1%를 차지한다. 농업계 일각에서는 농협이 공공금고 운영에 따른 수익만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농협이 가진 공공성으로 인해 공공금고를 유치하고 있는 만큼, 그 수익을 농업계에 환원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우리나라 농가인구는 1980년 1082만명에서 올해 239만명으로 30년 만에 무려 5분의 1로 감소했으며, 회원조합숫자도 현재 1123개로 동기간 362개 감소했다. 반면 농민을 위한 조직인 농협 임직원은 같은 기간 3만7511명에서 10만3413명으로 무려 2.7배 증가했다.
정 의원은 “농민숫자는 급감하고 농업소득은 정체되는 등 우리 농업농촌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농협이 농협만을 위한 조직이 돼가고 있다”며, “농협이 임직원 배불리기보다는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강력한 조직쇄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농협이 농가소득 5천만원이라는 허울 좋은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농가수취가격을 높이고, 농자재가격을 낮추는 등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대책을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