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8 (목)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식약청이 그동안 관례로 일정기간이 지나면 순환 보직해 오던 직원인사를 일부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위에 장기재직을 할 수 있도록 장기보직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식품, 의약품 등의 인허가심사와 안전관리연구업무 등의 전문성 축적, 그리고 업무의 일관성 유지가 요구되는 직위를 장기보직으로 지정하고 7급 이상 5급 이하 공무원 지원자 중 직무수행요건과 직무수행능력 등을 토대로 선발한다고 한다.

 
식약청은 정부기관 중에서 전문성이 가장 크게 요구되는 기관 중에 하나이다. 최근 국가 성장 동력산업 중에 그 중요성이 부상되고 있는 바이오산업의 제품 중 식품, 의약품 의료기기 등을 상품화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곳이 바로 식약청이다.
 

미국 FDA가 권위 있는 기관으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것은 신약 등의 제품을 허가할 수 있는 과학적 능력이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앞서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 허가업무가 중앙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되어 수행하고 있지만 의약품 등의 인 허가업무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인 허가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식약청의 인허가 처리능력은 선진국들에 비해  뒤처져 있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잦은 전보발령으로 인허가를 신청한 관련업계로서는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장기보직제도를 도입하게 됨으로써 교육훈련 등을 통하여 공무원의 전문성이 보강되고 5년 이상 동일보직에서 장기간 근무할 수 있게 되어 공무원당사자도 필요한 직무지식과 경험을 쌓으면서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고 업계에서도 불안해소는 물론 불편을 덜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장기보직제도는 순기능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순기능 못지않게 역기능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식약청은 인 허가업무, 검정업무, 감시업무 등 규제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그동안 민원사고의 방지를 위해 일정 기간이 경과된 직원들을 순환 보직시켜 왔다.


다시 말하면 담당공무원에게 정직성과 청렴성을 바탕으로 하는 고도의 윤리의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 한 보직에서 장기간 근무를 지양하였던 것이다.
 

미국의 경우 2009년도에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자 국민에게 투명하게 정부를 개방할 것을 약속하였다.


이에 따라 FDA는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FDA-TRACK(투명성, 성과, 책임, 신뢰성, 지식공유의 이니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100여개 사업소별로 매월 TRACK 관련실적을 자체평가하고 분기에 한 번씩 기관장 등 지휘부에 보고하게 하고 있다. 
 

식약청의 경우에도 장기보직제도를 시행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미국 FDA시행사례를 원용해 볼 필요가 있겠다.
 

첫째, 투명성(Transparency)을 확보하는 것이다.


업무처리 과정이나 의사결정과정을 투명하게 할 수 있도록 심사위원회 등의 설치와 처리절차에 관한 매뉴얼을 만들고 웹싸이트에 기관의 업무수행에 관심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관의 투명성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도록 한다.
 

둘째, 업무의 성과(Result)를 올리는 것이다.


단위 부서별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효과적인 수단을 강구하여 사업의 성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민원인에게 편익을 제공하는 등 행정환경을 개선하여 좋은 성과를 도출하도록 한다.
 

셋째, 계획된 사업을 추진하여 주어진 책임(Accountability)을 완수하는 것이다.


사업별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계획수립과 수단을 강구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부서별로 책임을 지고 기관장은 부서별로 사업수행 수단과 방법을 확인하여 기관의 임무달성과 발전을 도모하는 등 국민에게 약속한 책임을 지도록 한다. 
 

넷째, 정보제공으로 신뢰성(Credibility)을 높이는 것이다.


기관의 주요사업수행에 대한 집행현황 등의 정보를 생산하고 국민들과의 정보공유를 위한 수단을 강구하며 지속적인 정보개발을 위해 노력하도록 한다.
 

다섯째, 전 직원이 지식을 공유(Knowledge-sharing)하는 것이다.


전 직원이 기관의 공동과제를 확인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 독립된 부서별 사업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상호협조를 통해 기관의 목표달성과 운영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한다.
 

금번 식약청의 장기보직제도 도입은 식약청의 전문행정을 보강하기 위한 자구책으로서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어떤 제도이든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운용여하에 따라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아무튼 장기보직제도가 소기의 성과를 거양할 수 있도록 예상되는 문제점을 사전 보완하여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바이오산업의 획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식약청 내부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제도 개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다 거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될 줄 믿는다.  
 

따라서 신약허가 등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내부에서 뿐 아니라 외부에서 영입하는 적극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관련조직도 보강하는 등 식품 의약품산업의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보다 근원적인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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