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27 (토)

<김진수 칼럼> 가짜 백수오제품과 백세시대

한국소비자원은 22일 내츄럴엔도텍이 판매한 건강기능식품 ‘백수오궁’에 고가 천연 의약재인 백수오 대신 저가이면서 몸에 해로운 이엽우피소가 들어 있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소비자원은 시중 유통 중인 32개 백수오 제품의 원료를 조사한 결과, 네츄럴엔도텍을 포함한 21개 회사 제품에서 백수오 대신 이엽우피소가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 백수오 수요가 급증하자, 재배기간이 백수오보다 짧고 가격은 3분의 1수준에 불과한 이엽우피소를 가짜 백수오로 둔갑시켜 허위 판매했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이 국내에서 판매되는 백수오 제품 32개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 결과 ‘90%가 가짜’이며 백수오를 100% 사용하는 제품은 3개뿐이라고 한다. 소비자원이 백수오에 대해 조사한 것은 작년 한 해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추정 사례 민원 접수 결과 백수오가 2위를 기록한 때문이라고 밝혔다.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 발표가 사실과 다르다며 소비자원을 상대로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고 23일 밝히고 소비자원도 맞고소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내츄럴엔도텍의 지난해 매출은 1240억 원으로 대부분이 백수오 관련 매출이고 70% 이상이 홈쇼핑을 통해 유통됐다. 천호식품 등 다른 브랜드까지 더하면 백수오 판매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백수오는 여성 갱년기장애 개선, 면역력 강화, 항산화 효과 등이 뛰어난 건강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2013년부터 TV홈쇼핑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내츄럴엔도텍 백수오 원료제품의 경우 홈쇼핑 6개사(GS·CJ·현대·롯데·NS·홈앤)가 모두 판매해 왔다.
 

하수오(何首烏)는 마디풀과에 속하는 덩굴성 다년생 초본식물로 중국에서 들어와 국내에서 오랫동안 재배돼 온 약용식물이며 한방에서는 뿌리를 쓰는데 겉은 황갈색이지만 속은 흰색이라 ‘백수오’라고도 부른다. 생김새가 비슷한 만큼 주요 성분이 비슷한 이엽우피소는 간독성과 신경쇠약 등의 부작용이 있다.
 

최근 들어 방송을 비롯한 언론매체를 통해 의약품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특정 질병의 특효약처럼 농산물이나 식품을 소개하여 소비자들을 혼란시키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에도 의약품이 아님을 분명하게 표시하고 있고 일정 기능을 개선한다는 수준이지 치료의 목적이 아님을 밝히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건강기능식품이 어느 질병에 한하여 이를 개선시키는데 좋을 수도 있다(might be)는 표시를 명기하도록 하고 있다.
 

의약분업 이전에는 환자들이 약국을 찾아가서 무슨 약을 달라며 환자가 스스로 처방하여 약을 사먹기도 했다. 이러한 의약품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의약분업을 하게 되었고 환자에 대한 진료 후 처방과 의약품의 복약지도는 전문가인 의사와 약사만이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질병이 있을 경우 전문가보다도  소문을 더 믿고 스스로 처방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금번에 문제가 된 백수오제품의 경우도 100세 장수시대를 맞이하여 여성의 갱년기를 극복하고 흰머리를 검게 하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가짜 백수오라는 말에 소비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물론 식품이나 의약품의 효능과 안전성의 확인 책임은 식약처에 있어 정부는 뭣하냐고 하겠지만 건강기능식품을 의약품으로 대신하여 생각하는 국민의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정부가 품목을 허가한대로 제조하지 않고 가짜 원료를 사용하여 가공하였다면 기업은 더 큰 책임과 과실이 있다고 하겠다. 기업이 양심을 버리고 값 싸고 효능이 없는 가짜원료를  사용해서 제품을 만들었다면 정부는 이들 기업을 다시는 식품업계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식약처가 이들 관련제품을 수거분석해서 명명백백하게 진위를 가려 조치하겠지만 이를 계기로 국민들도 개인의 질병치료를 방송이나 소문에 현혹되지 말고 질병에 관한 한 먼저 병원을 찾아 의사와 상담하고 진단과 처방으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 다만 건강기능식품은 자신의 건강관리와 질병의 예방차원에서 사용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국민 모두가 당면한 100세 시대를 대비하여 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은 건강관리 차원에서 먹고 질병에 이환되었을 때에는 전문가를 찾아 진료를 통해 건강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식품업계 종사자도 식품이든 건강기능식품이든 허가받은 품목대로 식품공전에 맞는 원료와 공정으로 제품을 정직하게 만들어 소비자들을 안심하게 하고 국민장수시대를 여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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