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27 (토)

<특별기고>분유의 안전 불감증

유아가 먹는 유명회사 고급분유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고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발표한 것을 두고 소비자들의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통보를 받은 회사는 동일 로트 제품을 수거해 검사해 봤으나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면서 이의제기를 하고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2009년에도 분유제품에서 엔테로박터 사키자키균이 검출되어 홍역을 치룬 적이 있는 국내 굴지의 식품회사이다.

우유, 식육 등 축산식품은 병원성 미생물에 가장 오염되기 쉬운 제품으로 정부가 HACCP제도 시행을 의무화할 때 가장 먼저 선정한 대상품목이기도 하다.

분유는 유아가 먹는 식품으로 분유회사들이 엄격한 위생환경을 갖추고 있고 공정마다 살균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어 식중독균이 나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만일 HACCP을 도입한 시설에서 생산했는데도 불구하고 제조공정에서 식중독균이 오염됐다면 형식적으로 HACCP시설만 갖추고 주요관리점(CCP)을 관리하지 않았거나 종사자들의 위생상태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아기들을 둔 소비자들은 젖먹이가 먹는 제품을 이렇게 만들 수가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고 분유회사별로 맛이 달라 분유를 바꿔 먹일 수도 없는 형편이라며 뭘 먹이느냐고 하소연하고 있다.

또한 다른 날에 만든 생산제품도 믿을 수 없다고 볼멘소리를 이구동성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 중국에서 멜라닌 우유사건이 발생한 이후 중국산우유는 믿을 수 없다며 중국의 소비자 70%가 중국 분유는 아기에게 안 먹인다고 한다.

최근 홍콩, 마카오를 찾은 중국관광객들이 외국산 분유를 싹쓸이하고 있어 이들 지역에는 분유공급의 부족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중국 당국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분유제조업체에 대한 안전검사를 강화하고 기준이 미달된 기업은 퇴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소비자들은 해외 브랜드를 찾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지난 2008년부터 계속해서 분유에 식중독균이나 이물질이 나오고 있어 중국의 소비자같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분유회사나 정부가 소비자로부터 한번 신뢰를 잃으면 다시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고 중국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그동안 잠잠하던 식품사고가 금년도 들어서부터 심심찮게 잇따르고 있다. 특정회사 제품에서 연속적으로 이물질이 발견되는가 하면 동물의 사체가 들어가는 것이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현상인데도 이제는 동일 사례가 가끔 발생하고 있다.

조직의 기강이 해이하면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듯이 식품관련 회사나 정부도 기강이 이완됨에 따라 식품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하루 속히 기강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이 정도 선에서 사고 발생이 중지되도록 각종 사고예방대책을 세우고 식품회사들은 최고 경영자를 비롯한 종사자들 모두가 식품사고가 발생되지 않도록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한다.

먼저 식품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농장에서부터 식탁까지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식품의 원료관리에서부터 제조, 가공, 보관, 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로 식품을 취급하는 모든 종사자들이 위생수칙을 반드시 준수해 사고발생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

농장에서의 원료취급은 우수농산물관리기준인 GAP를 준수하고, 제조공정에서는 우수제조관리기준인 GMP를 준수하며, 유통과정에서는 우수위생관리기준인 GHP를 준수해야 한다.

다음은 종사자들의 위생상태를 항상 청결히 유지해야 한다.

지금까지 발생한 많은 식품사고들은 종사자들과 관련이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특히 설사환자나 감기환자, 피부화농을 가진 종사자들이 식품을 취급해서는 안 된다.

포도상구균은 피부에 상처를 가진 종사자로부터 식품이 오염되고, 노로바이러스 설사환자가 취급한 식품마다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대형 식중독사고를 발생시키곤 한다.

아픈 증상이 있는 환자는 식품의 취급을 일체 금지시켜야 하는데 환자인 사실을 숨기거나 또는 일손이 부족하여 하는 수 없이 종사하게 하여 식중독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식품회사의 간부들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환자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고 일일이 종사자들의 위생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식품사고를 발표하는 정부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

부적합이 확인된 제품의 경우에는 동일 로트 제품을 수거하여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포도상구균은 사람의 손이나 코, 모발에도 많기 때문에 수거하는 과정에서도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사고가 한번 일어나면 당해 제품을 생산한 회사는 물론이고 동일 식품 다른 회사의 제품에까지도 큰 타격을 가져오고 경제적인 손실을 초래하여 기업의 존망에 영향을 끼친다.

3월은 긴 겨울이 끝나고 온도가 높아지기 시작하는 시기이므로 이번 사고를 기해서 식품회사는 물론 정부도 식품사고를 방지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 정부가 식품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도입 시행하고 있는 각종 제도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를 점검해 보고 문제가 있으면 이를 보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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