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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45]찬 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호빵'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삼립호빵은 국내 첫 공산품 찐빵으로 겨울의 대표적인 겨울 간식이다. 호빵의 나이는 지난해 50살이 됐다. 호빵의 탄생은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스피씨의 창립자 허창성 명예회장은 국외에서 가게마다 찜기의 열기로 데워 팔던 찐빵을 보고 "더 간편하게 쉽게 찐빵을 먹을 수 없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찐빵에 대한 고민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허 회장은 마침내 1969년 신제품 개발 연구팀을 꾸렸다. 2년 간 연구팀의 노력 끝에 세상에 나온 호빵의 첫 출시는 1971년 10월이었다.

 

 

호빵은 ‘뜨거워서 호호 분다’, ‘온 가족이 호호 웃으며 함께 먹는다’는 의미를 담아 붙인 명칭이다. 행복한 의미를 담은 호빵이 출시된 해의 12월 하루 평균 출하량이 100만개를 넘었다. 당시 빵값인 5원보다 4배 비싼 20원이었지만, 소매상들은 공장 앞에 줄을 서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호빵 대중화의 핵심은 ‘찜통’이었다. 가게들은 직접 쪄야 팔 수 있어서 번거롭다는 이유로 제품 자체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1972년 개발된 연탄을 활용한 원통형 찜통이 소매점에 배포되면서 호빵 시대가 본격화했다.

 

 

호빵은 누적판매량 61억개(2020년까지 60억개)를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수 기준으로 따지면 매해 겨울철마다 호빵을 2.5개 이상씩 먹어온 셈이다. 연중 호빵이 판매되는 기간인 6개월을 기준으로 하면 1초당 7.6개(6개월, 1억2000만개 판매 기준)의 호빵이 팔리고 있다.


2019~2020년 시즌 기준 호빵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52.2%)은 단팥 호빵이다. 야채(24.3%)와 피자(12.6%)가 뒤를 이었다. 나머지 10% 남짓을 두고 매해 신제품들이 각축을 벌인다. 소다맛, 고추잡채맛, 맥앤치즈맛 등 이색 호빵이 등장한 배경이다. 이번 시즌에 판매하는 호빵은 모두 25종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전통의 스테디셀러인 단팥ㆍ야채 호빵을 기본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MZ세대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삼립호빵은 피자ㆍ고구마ㆍ불닭ㆍ우유ㆍ버거ㆍ골든에그 호빵 등 매년 새로운 원료를 사용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직접 개발한 '토종효모'를 적용해 호빵의 품질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신제품 호빵의 매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 2016년까지 10~20%대(전체 호빵 중 신제품 판매율)에서 지난해 30%까지 상승했다.

 

 

호빵의 인기에 편의점들도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이색 호빵을 출시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CU는 60만 구독자를 보유한 '벨리곰'과 협업해 꿀슈크림 호빵과 꿀크림치즈 호빵을 선보였다.

 

 

출시 한 달 만에 130만 개 판매량을 기록한 케로로빵의 라인업을 호빵으로까지 확장했다. 케로로감자 호빵, 기로로고구마 호빵, 타마마단호박 호빵 등 총 3종으로 구성됐는데, 82종의 띠부씰까지 랜덤으로 동봉해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GS25도 쿠캣과 협업해 모짜햄치즈 호빵에 이어 매크닭(매운 크림 닭갈비) 호빵, 통단팥 호빵, 야채 호빵 등 총 8종의 호빵 상품을 판매 중이다. 제과업체가 아닌 편의점업계가 콜라보를 통해 이색 호빵을 내놓는 이유는 찬바람이 불면 호빵의 매출이 증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CU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호빵의 월별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0월 26.0%, 11월 29.1%, 12월 28.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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