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고 있는 22일 전북 고창과 부안은 외부인의 접근을 거부한 채 초조함과 적막감이 가득하다. 온통 흰색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 뿐. 매서운 칼 바람을 맞으며 분주하게 방역 작업에 여념이 없다.
AI 발병 의심축으로 지목받고 있는 전북 고창군 동림저수지를 중심으로 제방 서쪽에 자리잡은 흥덕면 석우마을과 동쪽에 위치한 성내면 동산마을 등 저주시 주변 6개 마을은 곳곳에 방역기관과 행정기관에서 진입 통제선을 설치, 마을 주민을 제외한 외부와 접촉을 지난 18일부터 끊고 있는 상태다.
AI가 발생한 전북 부안군청은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위해 고분고투 중이다. 부안군청 AI대책상황실에서 전북 출신 김춘진 의원(고창.부안)을 만날 수가 있었다.
지난 20일 민주당은 AI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에 김춘진 의원을 임명한 바 있다.
부안군청 AI대책상황실에서 기자와 만난 김춘진 의원은 "초기 방역망 구축에 실패했다. 부분적으로 거점방역망은 뚫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Standstill(이동중지명령) 등 전례 없는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보다 근본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철새가 모이활동 즉 먹이를 구하기 위해 밤에 각기 다른 방향으로 30km를 날아간다. 그렇다면 분변을 싸고 이 분변이 우리 농가 어느곳이든 흟어질 수 있다"며 "방역당국이 철새에 의한 감염을 감안하고 있다면 지금 이뤄지고 있는 거점식 방역만으로는 확산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동림저수지에는 가창오리 등 대략 25만마리의 철새가 월동 중으로 철새 대부분은 저녁에 먹이 활동을 위해 반경 30km까지 날아간다. 부안, 정읍 등 주변 여러곳으로 날아가 분변을 뿌리면 가금류 농가들에 바이러스 전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의 방역시스템은 농장에서 농장으로 옮겨간다는 전제 하에 세워진 시스템으로 철새에 의한 것이라면 지역 내 모든 가금류 농가를 대상으로 소독을 실시해야 한다"며 "보다 많은 소독약을 해당 지역에 대량으로 공급해 가금류 막사 주변에 집단적으로 살포해야 하며 해당 지역을 드나드는 차량이나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도 전반적인 소독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방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호흡기 질환이라고 꼽았다.
그는 "공기로 전염된다면 살처분시 깃털이나 분진이 밖으로 날라가 바이러스가 번질 수도 있다"며 "지금같은 영하의 날씨에는 바이러스가 한달 정도 생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아울러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평상시 축산 농가에 분변을 지속적으로 채취해 양성반응이 있는지, 때에 따라서는 혈청 검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해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되는지, 평상시 예찰을 강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를 위해 인력과 시설, 장비 등 많은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정부의 지방정부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 인체에도 옮길 수 있는 질환, 즉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때문에 농가에서 농민들에게 옮기지 않도록 철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장광 이동필)는 22일 현재까지 살처분 대상(잠정)은 전체 30개 농장 41만 마리이며 이에 따른 살처분 보상금은 44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살처분 대상 오리는 28개 농장에 32만7000마리이며 닭은 2개 농장에 8만3000마리다. 지금까지 살처분이 완료된 농장은 18개 농장 27만4000마리로 전체 살처분 대상 두수대비 67%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