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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산 계란 국내 상륙...수입 개방 문 활짝 열리나

약 200만개 부산항 통해 소규모 제빵업체, 식당 공급 예정
안전성 우려 "주변국 AI발생국가", 식약처 "위생인증 받은 것만"
농가 반발 "지속적 개방 정부가 국내 계란산업 근간 흔들어"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조류인플라엔자(AI) 발생으로 인한 계란 수급 조절을 위해 정부가 태국산 계란을 수입하자 생산농가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전날 태국산 계란 총 2160개가 대한항공 KE652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물량은 국내 민간업체가 품질 확인을 위해 검역에 필요한 샘플 소량만 들여 왔다. 이 업체는 판매용 계란 약 200만개를 이날 선박편으로 부산항을 통해 들려올 예정이다.

이 업체는 앞으로 매주 200만~230만 개의 태국산 계란을 들려올 계획이다.

이번 수입은 AI파동으로 인해 폭등한 국내 계란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방안이다. 정부는 태국산 달걀 수입으로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양계협회 등 국내 생산농가들은 수입이 아닌 국내 생산기반을 재정비해 생산량 늘리기에 주력해야 한다며 강한 불만을 표했다. 태국 주변 국가가 AI 발생국이라는 점에서 안전성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사상 최악의 AI 발생으로 계란 수급이 불안해지자 올해 1월 미국산 계란을 수입했다. 그러나 잠잠했던 AI가 4월 초 다시 발생하자 태국산 계란 수입을 추진했다. 미국 현지서 AI가 발생해 미국산 수입은 어려웠던 정부의 차선택 이였다.

저렴한 가격...가격 안정세 기대 효과는 '글쎄'

정부는 태국산 계란 수입으로 수급불안을 해소하고 물가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여하고 있으나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태국산 계란은 현지 생산 원가가 1개당 70원으로 5% 관세와 운반비 등을 감안했을 때 국내 수입 가격은 100원 정도다. 이는 국산 특란 10개들이 시세가 3480원으로 개당 약 350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정도의 저렴한 가격이다. 

국내 민간업체는 매주 200만∼230만개의 태국산 계란을 수입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물량은 주로 소규모 제빵업체나 식당 등에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마트나 슈퍼마켓에서 소비자가 태국산 계란을 접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안전성 문제도 거론된다. 대한양계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태국 주변에 있는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 등은 전부 고병원성 AI 발생국가"라며 "이같은 지형에서 유독 태국만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또 "최단 시일 내에 이뤄진 한 태국 간 수입위생조건 체결은 더더욱 불신을 초래하게 만든다"며 "태국의 GAP, HACCP인증기준이 우리나라의 기준과 차이점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계란품질의 의구심이 생긴다"고 우려했다. 연평균 기온이 28도를 상회하는 고온 다습한 열대 기후에서 생산된 계란이 선박으로 우리나라까지 들어 올 경우 품질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입위생요건 협의에 따라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태국산 식용란은 태국 정부로부터 GAP나 HACCP 등의 위생관리 인증을 받은 생산 농장과 제조업체(작업장)에서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살모넬라 및 잔류물질 등에 대해서는 한국의 기준·규격을 준수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면 수입이 중단된다"고 말했다.

국내 생산농가 반발..."정부, 국내 계란산업 근간 흔들어"

대한영계협회는 "지금까지 식탁용 신선 계란 자급율은 거의 100%를 유지해 왔다. 그만큼 국내산이 신선하고 안전하다는 결론"이라며 "이번 태국산 계란수입 허용이 단기적인 계란수급 불균형 해소 때문이 아닌 지속적 개방임을 감안할 때 정부가 앞장서 국내 계란산업 근간을 흔들어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협회는 "정부는 차단방역을 빌미로 전체 사육마리수의 40%에 달하는 계란생산 닭을 살처분 했으며 멀쩡한 닭까지 예방적 살처분으로 이라는 명분으로 처분했다"면서 "그것도 모자라 병아리 입식을 최대한 통제해 계란생산 연계성을 단절시키고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 유통도 이동제한 강화조치로 최대한 차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란의 수급정상화 의지가 없고 수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정부의 태도에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정부는 계란수급 불안정 대책을 수입에 매달리지 말고 국내 생산기반을 재정비해 생산량 늘리기에 주력해야 한다"며 "태국산 계란 수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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