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농업협동조합중앙회를 대상으로 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자본잠식 우려에 빠진 농협유통·하나로유통에 특단의 대책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하나로유통이 무려 300억 이상의 적자를 보고 농협유통도 200억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고 그게 또 지속이 되고 있다"며 "2021년도 당시 불안정 유통 회사들의 통합이라는 잘못된 구조적 결합 이후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매권과 판매권의 통합이 이뤄져야 된다는 점을 그동안 많이 지적해 왔지만 농협은 여전히 경제지주가 구매권을 보유하고 있고, 판매권은 하나로마트나에 주고 있다"며 "오프라인의 유통구조를 통합할 수 있는 중요한 내용들이 아직까지 미완성 개혁구조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아무리 잘해도 농협이 쿠팡이나 마켓컬리처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점은 가지고 있다"면서 "농협 온라인몰은 종합몰을 지향할 게 아니라 좀 더 특화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신선 농산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산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한다는 인식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1인 가구 증가도 거론하며 '소량 주문' '신속 배송' '최저가' 시스템을 주문했다.
같은당 정희용 의원은 앞선 질의에서 “농협중앙회는 농협 유통 조직의 수익성 악화와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무 건전성 강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농협유통의 매출은 2019년 1조6488억원에서 지난해 1조3580억원으로 18% 감소했다. 농협유통은 2021년 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2022년 적자 전환해 18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287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와 관련 염기동 농협하나로유통 대표는 "유통환경 변화에 노력이 부족했던 건 인정한다"면서도 "유통환경 변화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을 못 한 사유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구매권의 통합으로 인해서 저희들이 구매 인력이 없고 경제지주에서 공급을 해서 주기 때문에 인건비 절감이나 이런 부분은 있지만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고 즉각적으로 하는 데는 타이밍상 좀 늦은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유통 단계 문제점도 지적됐다. 더불이민주당 서삼석 의원은 "농협몰은 농협이 운영하는 플랫폼으로 공적 기능을 관리해야 함에도 민간 기업보다 비싸다"며 "마켓컬리는 유통 단계를 5개로 최소화했는데, 농협은 7단계로 2단계가 차이가 난다. 배달수수료도 타 플랫폼은 3000원 수준인데 농협몰은 4000원으로 1000원을 더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협몰에서 판매되는 농축산물의 가격을 타 업체와 비교해서 중간마진 상승 원인을 조사하고 가격 하락 방안을 의원실로 보고할 것으로 주문했다.
이에 박서홍 농협경제 대표는 "먼저 배달료를 일반업체처럼 조정할 계획"이라며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관련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은 "농협유통이고 하나로유통이고 본연의 업무를 못하면 그 두 회사도 과감하게 수술대에 올려서 여러 가지 결단을 내려야 된다고 주문하고 있다"며 "위원님들 걱정하시는 유통 부분에서는 여러 가지 획기적인 방안을 강구해서 우리 농업.농촌과 농어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저희들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