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내년 1월 숙취해소제 '기능성 표시' 시행을 앞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기능성 입증 심사를 한국식품산업협회에 맡긴 것을 두고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지적이다. 숙취해소에 대한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은 것이 없는 만큼 전문성이 있는 식약처가 직접 심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기능성 입증 시한 2개월을 앞두고 있는 숙취해소 시장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남 의원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2020년 일반식품에도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고시를 제정했다. 그런데 숙취해소 제품의 경우 부칙을 통해 2024년 12월 31일까지 5년간의 유예기간을 뒀다.

유예기간 동안 영업자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근거에 따라 영업자 책임 하에 표시 광고를 했으며, 현재 식약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은 숙취해소 제품은 단 한 개도 없는 상황이다.

2025년 1월 1일부터는 판매중인 숙취해소 제품은 모두 인체적용시험에 따라 과학적 자료를 갖춘 경우에만 '숙취해소' 표시를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숙취해소 식품 표시 광고 심의를 받은 것은 15품목 뿐이다. 10월 9일 기준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품목 제조 보고된 품목은 총 177품목이지만, 2023년 기준으로 104 품목이 생산실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 됐으며 내년에도 품목 유지할 예정이라고 답한 업체가 66품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 의원은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15개 품목만 심의를 받았다는 것은 문제"라며 "아직도 (숙취해소 식품 표시 광고 심의를 받지 않은 품목)굉장히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철저히 모니터링해서 인체 시험을 거치지 않은 제품은 판매되지 않도록 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한국식품산업협회가 숙취해소제에 대한 인체적용시험 심의를 맡기 적절하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남 의원은 "모든 일반 식품에 대한 표시광고에 대해서는 한국식품산업협회로부터 심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숙취해소 제품의 기능성 인증 심사는 좀 다른 케이스"라며 "현재 ‘숙취해소’에 대해 식약처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기능성 원료가 없다.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은 것에 대해서는 한국식품산업협회가 심의할 수는 있지만 숙취해소에 대한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은 것 자체가 없는 상태에서 협회가 인체적용시험에 대해 심의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냐"고 오유경 식약처장에게 물었다.

이어 "단순한 심의가 아니라 △알코올 숙취 심각정도(AHSS) 및 급성 숙취 정도(AHS)의 유의적 개선 효과 △혈중 알코올(에탄올) 농도의 유의적 개선 효과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의 유의적 개선 효과 등을 입증한 자료를 심의하는 전문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남 의원은 "식약처의 공식적인 기능성 인증도 받지 않았으면서 식약처를 대신해 협회가 기능성 자체를 입증하고 인증하는 것은 ‘소비자 기만’ 같다"며 "단순한 심사일지라도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은 기능성이 아니기 때문에,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전문성을 가진 식약처가 직접 심의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오 식약처장은 "실증을 위한 인체 적용시험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2023년 6월 마련했고, 이것들을 잘 이해할 수 있게 제도 설명회도 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