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제주시갑)은 14일 “한국농어촌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경남 고성 마동지구 다목적 농촌용수 개발사업이 부실한 사업 관리로 설계변경이 33회나 이뤄지면서 설계변경으로 인한 공사비만 무려 393억 원이 증가했다”면서 “농어촌공사가 사업의 부실 설계·관리로 인해 혈세 낭비, 공사 지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공책임형 CM 도입, 설계 심의 시 전문가 참여 확대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의원이 한국농어촌공사가 제출한 ‘농어촌공사 20억 원 이상 공사 설계변경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농어촌공사가 2015년 이후 추진한 395개 사업 중 설계변경을 1회 이상 한 사업은 326개(82.5%)였으며, 326개 사업에서 발생한 설계변경 건수는 1,322건, 설계변경으로 인해 늘어난 공사비는 5,15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설계변경을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은 사업은 69개로 17.5%에 불과했다. 즉, 농어촌공사가 최초 기본계획 수립 단계부터 공사 설계를 충실하게 관리하여 설계변경 제로화를 달성한 사업이 10개 중 2개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지출하지 않아도 될 국민 혈세 5,158억 원을 낭비하게 된 것이다.
특히 경상남도 고성군 마동지구 다목적 농촌용수 개발사업은 총사업비 370억 원 규모로 2002년 12월 공사를 시작해 2015년 완공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본계획 수립 당시 충분한 수질보전 대책이 수립되지 않아 담수호 수질이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어려운 Ⅴ등급에 그치면서 사업에 대한 재검토는 물론, 설계변경이 33회나 이루어지면서 설계변경으로 인한 공사비만 393억 4,300만 원, 물가 변동으로 인한 공사비 등을 포함해 총 604억 6,100만 원의 공사비가 늘어났다.
한편 마동지구 다목적 농촌용수 개발사업을 담당한 A사는 농어촌공사의 20억 원 이상 사업 중 총 5건의 공사를 맡았는데, 마동지구 사업을 제외한 4개 사업에서도 29번의 설계변경을 하면서 공사비가 381억 8,300만 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2023년 1월 시작된 경기도 여주시 북내지구 다목적 농촌용수 개발사업은 사업이 추진된 지 1년 9개월 만에 설계변경이 벌써 4차례나 이루어지면서 설계변경으로 2억 1,000만 원, 물가변동으로 8억 5,200만 원 등 공사비가 벌써 10억 원 이상 증가했다.
또 전라북도 김제시 죽산면 종신지구 배수개선사업은 2023년 5월 착공한 이후 2차례 설계변경이 이루어지면서 공사 기간은 98일, 공사비는 10억 1,100만 원이 증가했으며, 새만금지구 산업단지 3공구 매립공사도 2023년 1월 착공한 이후 2차례 설계변경이 되면서 공사 기간이 무려 739일, 공사비는 약 3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잦은 설계변경으로 인해 공사비와 공사기간이 증가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2017년 공사 설계 시 시공사가 설계에 참여하도록 하여 시공 단계에서 발생할 설계변경을 최소화하는 할 수 있는 시공책임형 CM을 도입했다.
이에 경상국립대학교 연구진이 LH가 시공책임형 CM을 도입한 6개 현장의 설계변경으로 인한 공사비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불필요한 설계변경이 감소하면서 계약금액보다 평균 16억 1,000만 원, -4.13%의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 의원은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 10년간 잦은 설계변경으로 인해 5,000억 원 이상의 혈세를 낭비했다”면서 “농어촌공사도 조속한 시일 내에 LH처럼 시공책임형 CM을 도입해 불필요한 설계변경과 세금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