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문 칼럼> 동반성장 제도화 필요성

  • 등록 2013.01.02 10: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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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동반성장위원회에서는 제조업 분야와 서비스업 분야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발표하기로 했으나 바로 하루 전날 발표를 한 달 후로 연기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서둘러 심의‧지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고 확실한 합의점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지정 연기는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상당히 오랫동안 논의가 진행됐을 뿐만 아니라 완전한 합의에 이른다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으로 연기하더라도 자칫 논의만 지속하다 결실이 없을 수도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서비스업 적합업종으로 제과점, 자판기운영업, 꽃소매업, 자전거소매업, 서적·잡지류 소매업, 중고차판매업, 가정용 가스연료(LPG)소매업 등 7개 업종을 지정하기로 했었다. 


이 가운데 꽃 소매업 및 서적‧잡지류 소매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자체 합의가 이뤄졌으며 가스연료 소매업‧자판기 운영업‧중고차 판매업은 적합업종 실무위원회 권고안으로 의결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업종과 함께 적합업종 지정을 연기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해결된 업종에 대해서는 먼저 지정했어야 옳다. 

위 업종을 살펴보면 소규모 적은 자금으로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이 진입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은 통상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부문이다. 과연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진입했어야 할 영역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대기업이 이러한 영역까지 진출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자금력만 있으면 특별한 기술개발 없이도 손쉽게 이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기업이 거대 자본을 이용해 특별한 기술력이 필요 없는 부문에까지 진출햐 쉽게 돈을 벌려고 한다면 소상공인들이 설 자리는 모두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이 밀려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결국은 국가경쟁력 약화와 경제성장의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물론 이러한 분야라고 해 전적으로 대기업의 진출이 봉쇄돼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은 연구개발을 통햐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고 이러한 기술을 중소기업에 보급함으로써 이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또한 중소상공인들이 쉽게 진출할 수 없는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대기업의 역할이다. 더 어려운 과제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다. 대기업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게 되면 새로운 중소기업이 나타나고 많은 중소기업들이 성장하게 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제도에 의한 강제보다는 당사자간의 협의가 원칙이고 이러한 원칙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직전의 칼럼에서도 지적한바 있다. 동반성장의 필요성은 지대(至大)한 반면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때에는 합의점을 모색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할 일은 아니다. 즉 강제를 위한 제도화가 논의돼야 한다. 

사실 대기업이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면 동반성장이라는 개념 자체가 대두되지 않았을 것이다. 헌법 제124조에는 “국가는 중소기업의 사업활동을 보호, 육성하여야 한다.”고 해 정부의 중소기업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 과감한 시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것만 가지고는 동반성장을 이룰 수 없다. 중소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그 영역의 수익성을 보고 대기업이 진출해버린다면 중소기업은 퇴출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양적 생산에서 질적 생산으로 또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변화한다. 이러한 추세에는 오히려 중소기업이 적합하다. 또한 경제위기에서는 중소기업의 중요성이 깊이 자각되고 있다. 또한 앞으로 한국경제의 안정적 발전은 중소기업에 달려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동반성장의 필요성 및 제도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대기업이 스스로 나서서 확장을 자제하는 등의 상생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면 동반성장위원회에서는 과감하게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지정해야 한다. 현재 우리 경제상황을 고려한다면 더 이상 미룰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 보이지 않는다.

동반성장위원회에서는 최대한 신속하게 회의를 열어 지정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푸드투데이 온라인 뉴스부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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