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사정사가 보험금 청구·수령 등 보험처리에 필요한 후유장애 진단서 발급의 편의 등 목적으로 환자에게 특정 의료기관·의료인을 소개·알선·유인하면서 그에 필요한 비용을 대납하여 준 후 그 환자가 수령한 보험금에서 이에 대한 대가를 받은 경우,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까?(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1도10046 판결).
제1심 판결은 의료법 위반 부분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고, 제2심 판결은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역시 무죄를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결론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의료법 제27조 제3항 위반죄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고 했다(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1도10046 판결). 즉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의 판시이유는 아래와 같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 조항의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는 환자와 특정 의료기관·의료인 사이에 치료위임계약의 성립 또는 체결에 관한 중개·유도 또는 편의를 도모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러한 행위가 영리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금지·처벌하는 이 조항의 입법 취지는 의료기관 주위에서 환자 유치를 둘러싸고 금품수수 등 비리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며 의료기관 사이의 불합리한 과당경쟁을 방지함에 있다.
이와 같은 의료법 제27조 제3항의 규정·내용·입법 취지와 규율의 대상을 종합하여 보면, 위 조항에서 정한 ‘영리 목적’은 환자를 특정 의료기관·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에 대한 대가로 그에 따른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것으로, 이때의 ‘대가’는 간접적·경제적 이익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적어도 소개·알선·유인행위에 따른 의료행위와 관련하여 의료기관·의료인 측으로부터 취득한 이익을 분배받는 것을 전제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손해사정사가 보험금 청구·수령 등 보험처리에 필요한 후유장애 진단서 발급의 편의 등 목적으로 환자에게 특정 의료기관·의료인을 소개·알선·유인하면서 그에 필요한 비용을 대납하여 준 후 그 환자가 수령한 보험금에서 이에 대한 대가를 받은 경우, 이는 치료행위를 전후하여 이루어지는 진단서 발급 등 널리 의료행위 관련 계약의 성립 또는 체결과 관련한 행위이자 해당 환자에게 비용 대납 등 편의를 제공한 행위에 해당할 수는 있지만, 그와 관련한 금품수수 등은 환자의 소개·알선·유인에 대하여 의료기관·의료인 측이 지급하는 대가가 아니라 환자로부터 의뢰받은 후유장애 진단서 발급 및 이를 이용한 보험처리라는 결과·조건의 성취에 대하여 환자 측이 약정한 대가를 지급한 것에 불과하여, 의료법 제27조 제3항의 구성요건인 ‘영리 목적’이나 그 입법 취지와도 무관하므로, 위 조항이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1도10046 판결).
위 대법원의 판례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을 엄격하게 해석한 것이라기보다는 단지 문언의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즉 이 사건 자체가 제27조 제3항을 적용하기에는 무리라고 보았기 때문에 피고인인 손해사정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