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문 칼럼> 식품외식산업 진흥을 위해 뭘 해야 하나?

  • 등록 2017.11.29 16: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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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좀 모이는 곳이나 관광지에는 못 먹고 죽은 귀신이 있나 싶을 정도로 음식점이 즐비하다. 여행 계획을 잡을 때에 목적지 주변의 맛 집 검색은 이제 기본이 됐고,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방영된 음식점은 줄을 서야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단순히 먹고 살기 힘들 때처럼 못 먹어서가 아니다. 요즘에는 맛을 즐기는 것이 하나의 흐름이자 문화가 됐다. 사실 삶에서 먹는 즐거운 만큼 큰 게 어디 있겠는가? 가계 소득이 높아질수록 식료품비의 비중이 감소한다는 엥겔지수(Engel's coefficient)는 이제 옛 이론이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도 기준 우리나라 식품 및 외식산업 규모는 약 192조원 정도다. 전체 제조업 중에서 식품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5.9%로 우리 경제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규모는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식품·외식산업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행법을 보면 국가가 식품·외식산업에 얼마나 관심이 많은 지 알 수 있다. ‘기본법으로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이 있고, 식품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식품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여 다양하고 품질 좋은 식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식품산업 진흥법’이 있으며, 외식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외식산업 진흥의 기반을 조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외식산업진흥법’이 있다. 이러한 직접적인 법률 외에도 특별법 형태의 김치산업진흥법 등 다수의 법률이 있다. 아마도 법제도만 가지고 본다면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를 따라올 나라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식료품업계는 연구·개발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고 있을까?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0.26%로서 제조업 평균 1.69%에 비해 1/5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가 기업의 연구·개발비 비중 확대를 유도하는 동시에 정부의 연구·개발비 확대도 필요하다.  

식품 및 외식산업은 농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등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식품외식산업의 종합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이들 기관의 유기적입 협조가 절대적이다. 

식품산업의 주무부서라 할 수 있는 농식품부가 식품산업을 진흥시키려 해도 보건복지부 및 식약처가 규제에 중점을 두고, 산업통상자원부 및 중소벤처기업부가 식품외식산업을 다른 산업분야 보다 후순위로 생각한다면 지금 보다 더 나아가기 어렵다. 

필자가 이전 칼럼에서 강조한 것처럼 식품 및 외식산업의 주를 이루고 있는 영세한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국가경제의 활력소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들 기관의 협력 없이는 안 된다. 하지만 식품·외식산업의 발전을 위해 이들 기관이 얼마나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SBS 방송 중 ‘백종원의 푸드트럭’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소자본으로 CEO의 꿈을 꾸는 젊은이들에게 식품 창업 아이템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필자가 이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는 것은 비록 푸드트럭이기는 하지만 음식을 개발하고,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도록 할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 자영업자로서 성공적인 모델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모든 기관이 단순한 이 프로그램 속에서 교훈을 얻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 달 30일 2018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가 열린다. 단순한 행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전문가들의 말잔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식품외식산업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대회에서 제시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푸드투데이 칼럼니스트 이로문 박사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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