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들이 2010년 1월경부터 2013년 11월경 사이에 ○○산 수삼과 국내 기타 지역산 수삼으로 만든 홍삼을 주원료로 ‘봉밀○○홍삼절편’ 제품(이하 ‘이 사건 제품’이라 한다)을 제조하고 포장박스 앞면에 제품명은 ‘봉밀○○홍삼절편’, 판매자는 ‘○○인삼농협’, 박스 오른쪽 상단에는 ‘대한민국 특산품’이라고 기재하고,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하여 ‘○○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해양성 기후로 ~중략~ 홍삼제조 시 최상급인 천지삼 비율이 높게 나타나므로 홍삼원료를 생산하는 6년근 인삼의 본고장으로 명성이 나게 된 것임’ 등으로 광고를 하여 위 제품이 마치 △△ ○○군에서 수확한 ○○ 인삼을 사용하여 만든 지역 특산품인 것처럼 표시, 광고를 하면서 이를 인터넷 등을 통하여 판매함으로써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였다”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은 원산지를 속였다고 하여 공소를 제기했지만 대법원에서는 무죄를 선고했다(대법원 2015. 4. 9. 선고 2014도14191 판결).
무죄의 이유가 뭘까?
대법원에서는 먼저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제1호, 제3항, 제14조,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조 제1항 [별표 1],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4조 [별표 5], 인삼산업법 제15조 제1항, 인삼산업법 시행령 제3조의2, 농수산물 품질관리법 제2조 제1항 제8호, 제32조 제1항, 농수산물 품질관리법 시행령 제12조 본문, 단서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홍삼과 같은 농산물 가공품의 경우 원재료인 수삼의 원산지가 모두 국내산이라면 원산지를 ‘국산’이라고 표시할 수 있고, 그러한 홍삼을 원재료로 하는 홍삼절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5. 4. 9. 선고 2014도14191 판결)고 밝혔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홍삼과 같은 농산물 가공품의 경우 그 원재료인 수삼의 원산지가 모두 국내산이라면 그 원산지를 ‘국산’이라고 표시할 수 있고, 그러한 홍삼을 원재료로 하는 홍삼절편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또한 홍삼절편과 같은 농산물 가공품의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제조·가공한 지역의 명칭을 제품명에 사용하는 것도 법령상 허용되고 있다고 보인다. 여기에다 위와 같이 인삼류는 농산물 품질관리법에서 그 명성·품질 등이 본질적으로 국내 특정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는 농산물로는 취급되지 않고 있다는 점과 형벌법규는 그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점까지 더하여 본다면, 국내 특정 지역의 수삼과 다른 지역의 수삼으로 만든 홍삼을 주원료로 하여 그 특정 지역에서 제조한 홍삼절편의 제품명이나 제조·판매자명에 그 특정 지역의 명칭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고 했다(대법원 2015. 4. 9. 선고 2014도14191 판결).
이에 따라 대법원은 “앞서 본 관계 법령의 내용과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우선 피고인들이 이 사건 제품의 주원료인 홍삼의 원산지를 ‘국산’이라고 적법하게 표시한 이상, 제품명과 판매자명에 ‘○○’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다고 하여 이를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또한 피고인들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 사건 제품을 판매하면서 ○○지역 홍삼의 우수성을 알리는 광고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제품의 원재료에 실제로 ○○지역 수삼이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위 광고 문구는 위 홍삼을 가공·판매하는 피고인 ○○인삼협동조합이 자신의 지역 기반인 ○○지역 홍삼의 일반적인 특징을 홍보하는 내용으로도 볼 수 있으므로 그러한 사정이 더해진다고 하여 달리 볼 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15. 4. 9. 선고 2014도14191 판결).
대법원의 위 판례에 공감이 가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수삼을 가공하여 홍삼을 만드는 과정이나 홍삼의 특징 등이 다른 농수산물의 가공품과는 다른 점을 고려하면 원산지에 대한 개념을 획일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개념을 실질적으로 판단했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