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내 식품업체 95%가 시각 장애인을 위한 식품점자표시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서울 강서갑)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식품산업협회 협조를 통해 161개 식품업체 회원사 대상 현황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95%에 해당하는 154개사가 점자표시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강선우 의원이 지난 7월, 시각장애인 소비자의 식품정보 접근성 보장을 위해 점자표시를 제공하도록 하는 「식품표시광고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이후 현황 파악을 목적으로 진행됐다.
현황조사에 참여한 한국식품산업협회 161개 회원사 중 7개 업체, 15개 제품이 점자표시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15개 제품 중에서도 대부분 ‘맥주, 탄산, 음료, 우유’를 구분하는 정도의 점자표시만 제공되고 있는 상황이었고, 제품명까지 점자표시를 제공하고 있는 제품은 단 4개 제품에 불과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라 식품 생산·가공업자들은 시각 장애인을 위하여 제품명, 유통기한 등의 표시사항을 알기 쉬운 장소에 점자표시, 바코드 또는 점자ㆍ음성변환용 코드로 추가 표시할 수 있다. 그러나 법적 강제력이 없는 권고사항일 뿐만 아니라, 점자제공을 위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점자를 제공하고 있는 제품들조차 대부분은 시각 장애인들이 제품을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강선우 의원은 “점자표시에 대한 실태조사가 이뤄지고 있지 않아, 설문조사를 통해 진행된 제한적 통계지만 시각 장애인분들이 느끼는 불편함에 대해 깊이 공감하는 계기가 됐다”며, “식품 점자 제공을 위한 개정안이 하루빨리 통과돼 시각장애인분들이 더이상 불편함 없이 식품을 선택하고, 구매하는 삶의 필수적인 권리가 지켜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