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의 월급’이라고 불리던 연말정산 환급금이 크게 줄거나 오히려 세금을 내야 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유통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신년 세일에서 신장세를 보였던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작년 대비 겨우 0.5% 늘어났고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각각 1.4%, 1.1% 증가했다. 지난해 신년세일에서는 롯데가 7.2%, 현대와 신세계가 각각 6.1%, 3.8% 매출이 올랐었다.
대형마트의 성적표는 더 초라하다. 홈플러스는 연말정산이 시작된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전사 매출이전년 동기 대비 -18.7%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과일이 -19.0%, 채소 -4.1%, 건식 -15.8%, 축산 -19.2%, 수산 -17.8%, 간편조리 -4.8%, 차·주류 -16.5%, 가공식품 -45.8%를 기록했다.
이마트 역시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났을 뿐이다. 특히 가공식품은 10.6%나 급감했고 생활용품과 패션상품도 각각 3.1%, 6.8% 감소했다.
김태홍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3월에 연말정산에 따른 환급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정산 결과가 설 연휴의 소비 심리를 상당 부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연말정산 부담이 작용할 경우 설 연휴 특수 역시 기대치에 못 미칠 수 있어 1분기 유통업 전망에 부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설 연휴와 신학기는 유통업계의 대목인데 이 특수가 실종될까봐 노심초사”라면서 “이에 따라 외식·식품업계는 각종 할인혜택을 내걸거나 중·저가형 설 선물 세트를 대거 출시하는 등 소비촉진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